경찰·소방인력 770여명 야간수색… 자정 무렵 북악산 숙정문 인근서 시신 발견
  •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요원들이 10일 새벽 서울 성북구 숙정문 인근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현장 감식을 위해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요원들이 10일 새벽 서울 성북구 숙정문 인근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현장 감식을 위해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실종됐던 박원순(65) 서울시장이 10일 새벽 서울 북악산 기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9일 오후 5시 17분께 박 시장 딸의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북악산 일대를 수색하던 경찰은 이날 자정 무렵 종로구 삼청동 숙정문 인근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 수색팀이 도착했을 당시 박 시장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 시장이 사망 현장 인근 나무에 모자를 걸어놓고, 배낭과 안경 등을 가지런히 내려놓은 정황과 타살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박 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박 시장 딸 "'유언 같은 말' 남기고 집 나갔다"


    앞서 박 시장의 딸은 9일 오후 5시 17분께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며 112에 신고했다.

    이에 경찰과 소방당국은 북안산 자락인 성북구 길상사 일대와 인근 와룡공원에 770여명의 인력과 수색견 9마리, 드론 6대 등을 투입해 7시간 가량 수색작업을 벌였다.

    경찰에 따르면 박 시장은 9일 오전 10시 44분께 종로구 가회동 시장 공관에서 가벼운 등산복에 배낭을 맨 차림으로 외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박 시장은 등산로와 연결된 와룡공원에 오전 10시 53분께 도착했다. 이후에는 CCTV가 없어 박 시장의 정확한 동선은 확인되지 않았다.

    당초 박 시장은 9일 오후 4시 40분 시장실에서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과 지역균형발전을 논의하는 일정이 잡혀 있었다.

    그러나 박 시장은 몸이 좋지 않다며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시는 오전 10시 40분께 이날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한다는 공지를 출입기자단에 전달했다.

    '성추행' 피소 하루 만에 극단적 선택


    공교롭게도 지난 8일 밤 박 시장실에서 근무했던 전직 비서 A씨가 변호사와 함께 서울지방경찰청을 찾아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소인 조사는 9일 새벽까지 진행됐다.

    A씨는 비서로 일하기 시작한 2017년부터 박 시장에게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했고 본인 외에도 피해자가 더 많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시장은 A씨에게 신체 접촉 외 휴대전화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개인적인 사진을 여러 차례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박 시장이 사망함에 따라 A씨의 성추행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