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항모 전진배치 검토, 호주 10년간 224조원 국방비 지출, 인도 ‘다이아몬드 구상’ 추진
  • ▲ 홍콩 보안법 반대 시위에 나선 시민들이 영국 국기 유니언 잭을 들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홍콩 보안법 반대 시위에 나선 시민들이 영국 국기 유니언 잭을 들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콩 보안법 시행, 남지나해 영유권 주장 등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중국의 태도에 그동안 친중적 태도를 보였던 나라들이 속속 반중국가로 돌아서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 호주, 인도 등이 대중국 포위망을 구성하는데 나서고 있다고 영국과 인도 언론들이 전했다.

    영국군 “남지나해에서 중국과 부딪힐 가능성에 대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군 지휘부가 급증하는 중국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전력을 동쪽으로 전진 배치하는 계획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이 홍콩에서 보안법을 시행하고, 남지나해에서 영유권을 주장하며 주변국을 위협하고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 향후 영국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영국군 지휘부의 시각이었다.

    영국 정부는 이에 따라 대대급 해병대 병력을 아시아로 동진(東進)배치해 영구 주둔시키고, 홍콩에서 가까운 남지나해 일대에 항공모함을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같은 날 영국 정부는 중국 화웨이의 5G 장비를 퇴출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설치한 화웨이의 5G 장비도 철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지난 1일에는 홍콩 보안법 시행을 비판하며 재외국민여권(BNO)을 가진 홍콩 시민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할 수 있게 이민법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홍콩 민주화 세력의 망명의회 구성을 돕겠다는 뜻도 밝혔다.

    우한코로나 확산에 항의하다 오히려 중국으로부터 협박을 받은 호주도 반중전선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지난 1일 정책 연설을 통해 “향후 10년 동안 국방력 강화에 2700억 호주달러(224조3000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과거와 달리 장사정 공격용 무기를 구입하고, 신무기 연구개발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호주 “2차 대전 이후 최대의 안보위협 중국…맞설 것”

    모리슨 총리는 “인도·태평양이 우리가 사는 곳”이라며 “우리는 패권주의, 강요가 없는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원한다”며 향후 방위전략의 최우선 순위를 인도·태평양에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호주 ABC가 전했다.
  • ▲ 지난 6월 중국군이 인도군을 집단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을 불태우며 항의시위를 벌이는 인도 시민들. 홍콩 보안법에 따르면 이들도 처벌 대상이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6월 중국군이 인도군을 집단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을 불태우며 항의시위를 벌이는 인도 시민들. 홍콩 보안법에 따르면 이들도 처벌 대상이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날 모리슨 총리는 정책 연설을 하며 인도-중국 국경분쟁, 남지나해에서 중국의 패권주의 행태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2차 대전 이후 최대의 안보 위협에 직면해 있다”면서 “국방력 강화로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BC 등은 “모리슨 총리가 밝힌 국방력 투자액은 2016년 국방백서에서 밝힌 향후 10년 간 투자액 1950억 호주달러(162조원)보다 40% 증가한 규모”라며 “이는 중국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방어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BBC는 “최근 호주와 중국의 관계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나온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인도 “파이브 아이즈 참여하고, 다이아몬드 구상으로 중국 막을 것”

    지난 6월 중국과의 국경 지대 갈완 계곡에서 중국군의 공격으로 자국군 20여 명이 숨진 인도에서도 대중국 포위망 구축에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려면 ‘파이브 아이즈(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첩보 동맹)’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과 협력해 중국을 봉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도는 2018년부터 일본 자위대와 연합훈련을 갖는 등 미국-일본-호주와 함께 중국을 에워싸는 ‘다이아몬드 안보 구상’ 실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전략적 동반자인 러시아와 척을 질 거냐”고 비웃었지만 인도의 대중국 포위망 구축 의지는 강하다. 신문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지난 6월 프랑스에 “라팔 전투기를 서둘러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프랑스는 2016년 인도와 라팔 전투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프랑스는 7월 하순 전투기 4~6대를 인도할 예정이다. “라팔 전투기는 중국군에 맞서는데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인도는 러시아에게 구매한 Mig-29, Su-30 MKI 전투기 40여 대 도입도 서두르기로 했다. 또한 S-400 트라이엄프 요격미사일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인도군은 중국군과 충돌했던 라완 계곡에 전차 100여 대 등 기갑 부대를 배치하고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도 투입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압박에 영국, 호주, 일본에 이어 인도까지 동참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