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도 안 주고 신분도 안 밝혀, 기자 맞나 의문"… SBS "기자 폭행” 보도에 반박문
  •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상학 대표가 자신을 찾아온 취재진을 폭행했다”는 SBS 주장에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반박문을 내놨다. 박 대표 자택이 있는 아파트 현관 비밀번호를 어떻게 알고 집 현관까지 찾아왔고, 신분 확인을 위해 명함을 달라는데 왜 거부했느냐는 것이다.

    “밤 늦게 자택 찾아와 기자라며 문 두드렸다”

    자유북한운동연합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3일 오후 10시쯤 일어났다. 당시 SBS 기자라고 주장하는 남성 3명과 여성 1명이 박 대표의 자택 문을 두드렸다. 

    당시 집에는 박 대표의 부인과 17살 난 아들이 있었다. 부인은 샤워 중이었다. 아들이 현관에 나가보니 모르는 사람이 문을 두드렸다. 겁에 질린 박 대표의 아들은 경찰에 신고했다.

    때마침 귀가하던 박 대표는 문 앞에서 SBS 기자들을 만났다. 박 대표가 “당신들 누구냐? 신분을 밝혀라. 명함 내놔라”라고 요구했음에도 이들은 명함을 내놓지 않았다는 게 자유북한운동연합 측 주장이다. 

    이들이 명함도 내놓지 않고 계속 “SBS 기자”라며 인터뷰를 요구하자 박 대표가 “너희 북한이 보낸 간첩이지? 우리 아들 살해하러 왔지?”라며 따졌다고 한다.

    자신을 경호하는 경찰들도, 아파트 경비도 손님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고, 아파트 현관 비밀번호는커녕 주소도 알려주지 않았는데 밤중에 집 앞까지 찾아와 크게 놀랐다는 것이 박 대표의 주장이다. 자유북한운동연합 측에 따르면, 박 대표의 아들은 이 일로 기절했다 깨어난 뒤 밥도 못 먹을 정도의 공포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이후 SBS 기자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집 주소를 알았는지 밝히지 않으면서 박 대표와 승강이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박 대표가 화가 나 바닥에 있던 벽돌로 ENG 카메라를 부수려 했다는 것이 자유북한운동연합 측이 밝힌 사건의 전말이다. 

    SBS “박 대표, 다짜고짜 폭행…취재진 4명 부상”

    한편 SBS는 25일 오전부터 “박 대표에게 미리 통고하고 취재하러 갔는데 다짜고짜 폭행당했다”는 요지의 주장을 폈다.

    방송은 “SBS 모닝와이드팀이 23일 대북전단 기습살포 경위와 향후 계획 등을 묻기 위해 박 대표의 집을 찾아갔는데, 박 대표가 카메라를 든 취재진에 주먹질을 하고 욕설을 하며 여성 PD의 머리채를 잡아당겼다”며 박 대표가 욕설하는 모습을 방송했다.
  • 박상학 대표는 25일 송파경찰서에 SBS를 고소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 박상학 대표는 25일 송파경찰서에 SBS를 고소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방송은 “집에 찾아왔다는 것이 (SBS 취재진을 폭행한) 이유였는데, 벽돌을 집어 들어 취재진에 던지기도 했다”며 “폭행당한 취재진은 모두 4명으로 한 명은 뇌진탕 증세로 2주 진단을 받았고, 다른 두 명은 부상이 더 심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에게 미리 취재 사실을 알렸고, 카메라에 회사 로고가 붙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합 측 “SBS 기자들, 아파트 현관 비밀번호 어떻게 알고 들어왔느냐”

    자유북한운동연합 측 설명은 달랐다. “국가정보원과 경찰·통일부 등이 함께 박 대표 집과 사무실 위치를 기밀로 유지하는데 어떻게 알고, 그것도 경호경찰을 뚫고 밤 10시에 4명씩이나 집으로 찾아왔느냐”는 것이다.

    자유북한운동연합 측에 따르면, 박 대표의 자택은 현재 경찰관 10명 이상이 지킨다. 게다가 아파트 동 입구의 현관은 7자리 비밀번호가 걸려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측은 “경비원 아저씨들도 그들이 들어간 것을 모른다고 했다”며 “그러면 통일부·경찰이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줬다는 말이냐? 경찰은 대체 누구를 지킨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SBS는 ‘김정은, 너희가 죽이려는 박상학이 바로 이곳에 살고 있다’고 알려주려는 의도 아니냐”고 자유북한운동연합 측은 주장했다. 연합 측은 “사람이 먼저라는 자유대한민국에서 어찌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말이냐”며 “우리는 SBS를 북한의 살인 테러 공모 혐의로 고소했다”고 덧붙였다.

    북한, 10년 넘게 박상학 대표와 가족 암살 시도

    박 대표는 10년 넘게 북한의 암살 위협에 시달렸다. 북한의 박 대표 암살 시도는 2011년 9월과 2012년 9월 정찰총국이 보낸 암살자들이 국가정보원에 검거되면서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목 잘린 비둘기 사체나 쥐 사체를 소포로 보내 “죽이겠다”고 위협하는 일은 다반사였다.

    지금도 북한은 노동신문, 우리민족끼리, 메아리 등 선전매체를 통해 박 대표를 지구 끝까지 쫓아가 죽이겠다고 벼른다. 경찰은 이런 북한 때문에 박 대표와 그 가족들을 24시간 경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