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소명 다 했다" "금태섭 경고도 문제 없다"… 사실상 '무통(無通)정치' 선언
  •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례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례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일 21대 국회에서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윤미향 민주당 의원과 관련해서는 "기자회견에서 소명했다"고 언급했다. 당 차원에서 윤 의원을 퇴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표의 '불통'에 야당에서는 "177석의 압박이 느껴진다"는 우려의 말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정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하는 국회를 정립하는데 시작은 국회법을 지켜 정시에 개원하는 것"이라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일하는 국회이지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지지부진하게 협상하는 국회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어 "민주당은 아주 단호하게 임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미래통합당과 원 구성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용수 할머니 관련 질문엔 즉답 피해

    최근 논란이 된 윤미향 의원과 관련해서는 "며칠 전 윤 의원이 기자회견을 했는데, 나름대로 소명할 것은 소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경험으로 보면 시민단체는 회계처리 전문성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미숙하고 소홀한 점이 혼재돼 여러 얘기들이 나온 것 같다"면서 윤 의원을 감쌌다. 

    한 기자가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느냐'고 묻자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제가 직접 본 적은 없다"며 "전문을 다 본 것은 아니라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사안이 아니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표결에서 기권표를 낸 금태섭 전 의원에게 '경고' 징계를 내린 것에는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통합당 "177석 실감, 시작부터 야당 따돌리고 독주"

    또 기존 현대사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가 분단돼 있고 그렇기 떄문에 여러 가지 점에서 우리 사회가 왜곡된 것이 많다"며 "실제 학생운동 시작한 뒤 1972년 10월 유신 때부터인데, 그 이전에는 말할 것도 없고, 유신하고 나서도 우리 정치사가 얼마나 많이 왜곡됐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일거에 바로잡을 수 있는 일이 아니고 (하나씩) 바로잡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 대표는 어떤 현대사인지는 특정하지 않으며 "한두가지 말하면 그게 다냐고 또 반론이 나올 정도로 여러분야가 그렇다"고 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무죄라는 주장이 여권에서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제가 그 당시 재판 관련해서 대책위원장 맡아 여러 가지 대응들 많이 했다"며 "대법에서 유죄가 났는데 그떄 의구심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법무부에서 자체조사를 해보겠다고 했으니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통합당에서는 이 같은 이 대표의 발언에 "민주당이 177석을 가졌다는 것이 이제야 실감난다"는 반응이 나왔다. 

    통합당 소속 한 의원은 "거대여당의 당 대표가 '원 구성 협상도 없다' '윤미향 문제 없다' '현대사 바로잡자'며 모든 사안에 대해 힘으로 밀어붙이려는 모습이 역력하다"며 "시작부터 야당을 따돌리고 독주하려는 모습에 우리 야당의 모습이 참담하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하태경 통합당 의원도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해찬 대표는 윤미향을 비판하는 당내 목소리에는 함구령 내리고 이 할머니에 대한 악의적인 험담에는 침묵하고 있다"며 "더 참담한 것은 민주당의 이런 막가파식 전횡에도 통합당이 더 후지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다는 것"이라고 통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