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이 여권 낙선 후보 일일이 호명하며 격려… "이재명에 지지율 밀려" 조급함 반영
  • ▲ 박원순 서울시장. ⓒ박성원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 ⓒ박성원 기자
    제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내 '박원순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대거 국회에 진입하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권 행보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박 시장은 3선 서울시장임에도 여의도정치의 경험이 없고, 국회 내 지지기반이 부족한 것이 늘 약점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가까운 인사들이 20대 총선 때와 달리 약진하면서 차기 대권을 노리는 박 시장에게 큰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허영 등 12명 국회 입성… 박원순, 우군 다수 확보

    과거 서울시에서 박 시장과 인연을 맺은 21대 국회의원 당선인으로는 ▲윤준병(전북 정읍-고창) 전 행정부시장 ▲기동민(서울 성북을)·김원이(전남 목포)·진성준(서울 강서을) 전 정무부시장 ▲천준호(서울 강북갑) 전 비서실장 ▲최종윤(경기 하남)·허영(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전 정무수석 ▲박상혁(경기 김포을) 전 정무보좌관 등이 있다. 

    또 박 시장 선거 캠프에서 활동했던 박홍근(서울 중랑을)·민병덕(경기 안양동안갑)·김영호(서울 서대문을) 의원과 시민사회계에서 함께한 ▲남인순(서울 송파병) 의원도 차기 국회에 입성했다. 이에 따라 총 12명의 우군을 확보한 박 시장이 당내 세력을 어느 정도 구축해 국회와 좀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여기에 박 시장은 대구 수성갑에서 낙선한 김부겸 후보를 비롯, 영남권 민주당 후보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박원순, 영남권 與 낙선 후보 일일이 호명하며 '격려'

    박 시장은 19일 페이스북에 '기꺼이 험지에 뛰어들었던 분들의 그 마음과 꿈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글을 올리고 "당선자들이 이분들의 꿈과 열정을 가슴에 깊이 간직하고 밤낮 없이 뛰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대구 수성갑에서 낙선한 김부겸 후보를 향해 "김 의원님! 울지 마십시오.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더 크게 쓰이실 때가 있을 것입니다"라며 위로했다.

    이어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 서울 강남, 강원 지역에서 낙선한 후보들도 일일이 호명하며 "대부분 한 번도 이겨본 적 없는 곳에서 기적을 만들려고 했던 분들"이라며 "이분들의 존재 그 자체가 기적이 아닌가"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조급한 박원순, 대권가도 위해 사람 챙기는 것"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지세력 확충에 탄력이 붙은 박 시장이 영남권 민주당 낙선 후보들까지 일일히 호명하고 위로하면서 차기 대권후보로 가기 위한 포석을 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은 20일 본지와 통화에서 "박 시장은 현재 조급하다. 대권 후보 지지율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상당히 밀린다"며 "박 시장이 낙선한 후보 등 사람 챙기기에 들어간 것은 대권후보의 길을 가겠다는 서막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장 소장은 "박 시장이 대권 후보로 가려면 당내 경선을 가야 하는데, 경선을 가려면 조직이 필요하고, 조직은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로부터 나온다"며 "박 시장이 낙선한 후보를 챙기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