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180석 택도 없어"… 야당 20대 총선 '오세훈 사례' 거론하며 '종로 반전' 기대
  • ▲ 서울 종로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는 이낙연(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권창회, 박성원 기자
    ▲ 서울 종로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는 이낙연(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권창회, 박성원 기자
    4·15 총선에서 범여권이 크게 승리할 것이란 전망이 곳곳에서 나왔다. 하지만 보수야권 일각에선 지난 20대 총선에서 처럼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범여권 압승이란 전망은 지난 10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불을 붙였다. 유 이사장은 이날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에서 "범여권 정당이 180석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 선거대책위원장도 13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이대로 가면 개헌 저지선(100석)도 위태롭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여야 핵심 인사들이 모두 범여권의 압승을 예상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여권 180석? 택도 없는 소리"

    하지만 보수야권 일각에선 정반대의 해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13일 국회에서 만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A씨는 박형준 위원장의 '100석도 위태' 발언에 대해 "택도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이 후보는 이어 "두고 보라. 깜짝 놀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호언장담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이 그 정도로 문명수준이 낮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래한국당 다른 비례대표 후보 역시 판세 우위를 점치고 있었다.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B씨는 "지난 20대 총선처럼 여론조사나 판세 예측과는 딴판인 결과가 나올 것이란 얘기가 많이 돈다"고 말했다. 20대 총선 당시 180석 확보를 내다보던 새누리당은 공천 파동을 겪으며 122석에 그쳐 123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에 1당 자리를 내준 바 있다.

    B씨는 그러면서 "요즘에 이동할 때 일부러 택시를 많이 이용한다. 그런데 택시기사님들한테 이번 선거에 대해 물으면 아예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기사님들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박형준 "개헌저지선 위태… 엄살 아냐"

    김종인 통합당 선대위원장은 박형준 위원장의 "개헌 저지선도 위태롭다"는 13일 발언에 대해 "엄살"로 치부하기도 했다. 14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김종인 위원장은 "선거를 하다보면 엄살 떨면 유권자들이 동정적인 방향으로 가지 않겠느냐 얘기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며 "그런 정도의 표현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형준 위원장은 1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가 평소에 엄살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며 "정말 위기의식을 느껴서 한 말"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통합당 양당 내부에선 모두 민주당의 우세를 점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민주당 후보와 황교안 통합당 후보의 행보가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이낙연 후보는 지난 12일 인천을 찾아 허종식(동구·미추홀구갑) 후보, 남영희(동구·미추홀구을), 맹성규(남동구갑) 후보 지원 유세를 폈다. 13일에는 경북을 찾아 오중기(포항북구) 후보, 허대만(포항남구·울릉) 후보, 김철호(구미갑) 후보, 김현권(구미을) 후보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본투표를 목전에 두고 다른 지역에서 자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것은 그만큼 판세를 유리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반면, 황교안 후보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전국 지원 유세를 맡기고 종로에 집중하고 있다. 황 후보는 지난 11일부터 '엎드려 큰 절 유세' 전략을 펴고 있다. 거리에서 만난 종로 유권자들 앞에서 길바닥에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다. 황 후보는 "대한민국을 살려달라"는 구호를 함께 사용하며 '읍소'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20대 총선의 '기억'이 되풀이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당시 서울 종로 지역에선 본투표를 20여일 앞둔 시점에서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가 17%p 차이로 정세균 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본선거에서 뚜껑을 열어보니 득표율은 정세균 후보가 52.6%, 오세훈 후보는 39.7%로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이를 두고 오세훈 후보는 승리를 확신하고 전국 지원유세에 나섰던 반면, 정세균 후보는 종로 골목길을 누비고 다닌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