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범수 통합당 후보 "피의자 황운하 출마, 상상도 못해… 민관정 협의체 만들어 주민의견 수렴해 현안 해결"
  • ▲ 서범수(56) 미래통합당 울산광역시 울주군 국회의원 후보. 그는 '형제공천' 논란에 대해
    ▲ 서범수(56) 미래통합당 울산광역시 울주군 국회의원 후보. 그는 '형제공천' 논란에 대해 "억울해서 죽을 지경"이라고 답했다. ⓒ정상윤 기자
    4·15총선이 2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부산·울산·경남이다. 전통 보수정당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부울경(PK)에서 '보수정당 공천=승리'라는 공식에 변화가 일고 있어서다. 실제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은 20대 총선에서 PK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에 8석을 내주면서 사실상 '패배'했다.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으로 간판을 바꿔 단 보수정당은 탈환을, 민주당은 수성과 의석 수 확대를 꾀하고 있어 '맞대결'이 기대된다. 본지는 3월26~28일까지 3일간 부울경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주요 후보들을 만났다. <편집자주>
    서범수(56) 미래통합당 울산광역시 울주군 국회의원 후보는 경찰 출신 정치인이다. 서울대를 졸업한 후 행정고시에 합격, 수산청(현 해양수산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1993년 경찰로 전직한 서 후보는 경찰청 교통국장 및 생활안전국장·울산지방경찰청장·경찰대학 학장 등을 역임하며 치안정감까지 올랐다. 2017년 12월에는 경찰대 학장을 마지막으로 경찰청을 떠났다. 2019년 1월 공개 오디션을 통해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울주군 당협위원장으로 선정되며 정치인 생활을 시작했다.

    서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주목 받은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형제가 이번에 통합당 공천을 받았다'는 점이다. 서 후보의 친형은 전직 부산시장으로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부산광역시 부산진구갑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서병수 후보다. 친형제가 나란히 공천을 받은 탓에 일각에선 '형제공천'이라며 공격하기도 한다. 하지만 서 후보는 "떳떳하다"고 했다. 공개 오디션을 통해 당당히 당협위원장을 따낸 데다, 정치권을 떠난 친형이 공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없으며, 친형의 공천 소식조차 언론사 속보를 통해 알게 됐다는 것이다.

    출마 지역인 울주군의 구도도 재미있다. 양강 체제를 보이는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검찰 출신의 김영문 후보다. '검찰과 경찰'의 대결이 되는 셈이다. 서 후보는 '검경 대결'에 대해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다"고 했다. 경찰 출신인 자신은 '윤석열 검찰'을 응원하는 반면, 검찰 출신인 김 후보 측은 검찰을 비판해야 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진다는 이유에서다. 3월 28일 '검경 대결'로 전국적 관심지역으로 떠오른 서범수 후보를 울산 울주군 그의 선거캠프에서 만났다.

    "정당 사상 첫 공개오디션 출신… '형제 공천' 공격, 네거티브"

    - 경찰 생활을 접고 지난해 고향인 울주로 돌아와 정치를 시작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
    "경찰을 하면서 시민들의 삶과 직결된 좋은 정책들이 법률과 예산의 뒷받침이 없어 사상누각에 처한 상황을 경험했다. '국민의 요구'와 '좋은 정책'을 결합시키는 게 정치인데 한계를 절감한 것이다. 국회에서 직접 그 한계를 깨고 싶었다. 특히 울산은 제 고향인 동시에 공직 시절 울산경찰청에서 방범과장·차장·청장 등 세 차례 근무했던 곳이다. 지역 구석구석을 안 돌아본 곳이 없다. 그 과정에서 울산 주민들의 속사정과 가슴앓이 하는 사연들을 접했고, 자연스럽게 울산 전체의 미래를 고민하게 됐다. 이러한 경험과 경찰 생활 동안 지킨 신념을 자산으로 자유대한민국을 위한 정치 개혁과 고향 울주의 발전을 위해 전력을 하고 싶었다."

    - 전략공천으로 친형인 서병수 전 시장을 당에서 공천했다. 그런데 일각에선 '형제 공천'이라고 공격한다. 어떤 입장인가.
    "당의 전략공천 결정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형님은 당의 필요성, 저는 당내경선을 뚫고 공천된 것이다. '형제 공천'이라고 비판하는 의견이 있는데 참 억울하다. 형님은 제가 울주군 당협위원장으로 나설 때도 도움은커녕 '잘 해봐라' 이 말 뿐이었다. 이번 공천 역시 '가족찬스'는 전혀 없었다. 그런데 일각에서 형과 동생이 공천 받았다는 이유로 비판을 하니 억울하기 그지없다.

    형님은 지난 지방선거 이후 주변의 무수한 출마 요청을 거부하고 정치 신인들을 키우기 위한 연구소 활동에만 전념했다. 그러던 중 당의 요청으로 민주당 출신 현역의원이 있는 험지에 전략공천 됐다. 저도 힘겹게 공천 받았다. 저는 1년 전 정당사상 최초로 유튜브 경선을 치르며 울주군 당협위원장이 됐다. 이후 1년간 많은 분들과 함께 지역 활동을 정말 열심히 했다. 이번 경선에선 상대 후보가 청년 정치 신인이라서 20점의 가산점을 받았음에도 이를 뚫고 본선에 진출했다. 이런 점을 쏙 빼고 단지 '형제 공천 받았다'고 공격하는 것은 네거티브를 하는 것 아니겠나.

    게다가 형제의 국회 진출은 이례적 일이 아니다. 김종필 전 총리 형제와 조병옥 박사의 아들인 조순형·조윤형 의원 등 많은 형제 국회의원들이 선례로 있다. 형제가 국회에 들어가 훌륭한 업적도 남긴 것으로 안다. 공천은 당의 추천이고, 국민의 선택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형제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 이번 선거가 대한민국의 운명이 결정되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
  • ▲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구도로공사 입구 삼거리에서 출근길 직장인들에게 아침 인사 중인 서범수 후보. ⓒ서범수 후보 선거캠프 제공
    ▲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구도로공사 입구 삼거리에서 출근길 직장인들에게 아침 인사 중인 서범수 후보. ⓒ서범수 후보 선거캠프 제공
    - 현역인 강길부 의원과 신장열 전 울주군수 등 보수진영 후보들의 불출마로 사실상 양강 구도가 만들어졌다. 진검 승부인데 밑바닥 민심은 어떤가.
    "강길부 의원은 정치 후학 양성을 밝히며 용퇴했고, 신장열 전 군수도 '보수가 통합해 무너져가는 자유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 우선'이라며 보수통합 의지를 밝히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언론에서는 사실상 '서범수를 지지한 것'이라고 했다. 다시 한번 두 분께 큰 용단을 내려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밑바닥 민심은 현 정권의 실정에 실망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다. '정권 심판론'이 점점 힘을 얻고 있는 것 같다. 지역을 다니며 군민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이대로는 못살겠다!' '반드시 갈아보자!'였다. 그래서 슬로건도 '못살겠다! 갈아보자!'로 걸었다. 최근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못살겠다! 갈아보자!'를 취임 일성으로 외치셔서 제가 국민의 소리를 제대로 읽고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

    "검경 대결? 서로 친정 욕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됐다"

    - 울주군은 검경 대결로도 관심인데.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저는 경찰 출신이고 김영문 민주당 후보는 검찰 출신인데, 검찰에 대해 다른 입장이 돼 버렸다. 저 같은 경우는 과거 현직에 있을 때 검경수사권 조정 같은 문제에 대해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는데, 지금은 윤석열 검찰을 칭찬해야 한다. 응원해야 한다. 반면 김 후보는 친정인 검찰을 응원할 수 없는 상황 아닌가.

    그런데 버닝썬 사태 등에 대한 현 정부의 경찰 행태를 보면 제 입장에선 응원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김 후보 입장에선 경찰을 응원하지 않겠나.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만약 김 후보와 토론을 하게 되면 서로 자신의 친정을 욕하는 '비극적' 상황이 되겠구나."

    - 경찰 조직 규모가 월등히 큰 데, 표 떨어지지 않겠나.(웃음)
    "그럴 수도 있다.(웃음) 그런데 요즘 출퇴근 인사하러 다닐 때 보면 현직 경찰 후배들이 드러내놓고 응원하는 건 아니지만 눈빛으로라도 인사를 해 준다. 그게 진심이라고 믿는다."

    - 울산시장 선거개입 피의자인 황운하 전 울산청장이 이번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전직 울산청장으로서 황 후보의 행보가 맞다고 보나.
    "경험하지 못하는 나라를 경험하게 된 한 단면이다. 선관위법에 따르면, 공직자가 사표를 낸 이후 그것의 수리 유무에 상관없이 후보 자격은 생긴다. 그러나 사표 수리가 안됐다는 건 아직 현직이라는 뜻이다. 과거에는 이 상태로 출마하는 건 상상도 못하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황운하 후보가 과거 경찰 수사권 독립에 크게 힘쓴 것을 인정한다. 그런데 울산경찰청장으로 발령 받은 이후부터 이상해졌다. 김기현 후보와 관련해 과거 수사했던 것을 재수사했다. 전직 울산청장으로 그 내용을 상당히 안다. 내사 단계조차 들어가지 못한 사안들이다. 그런데 황 후보는 어떻게 했나. 원하는 결과물이 안 나오니 담당계장 등을 갈아치웠다. 무리한 수사였다는 증거다. 검찰은 김기현 후보를 '증거불충분'이라며 기소조차 안했다. 이게 팩트다.

    지방청장처럼 지역 단위의 책임자가 되면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수사권을 행사해야 한다. 그래야 세간에서 '경찰에 수사권 줘도 괜찮겠다'는 안정감이 든다. 기소장만 본다면 이건 완전히 청부수사다. 경찰이 청부수사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현직 직원들이 걱정된다. 경찰은 상명하복이 철저하다. 위에서 지시가 떨어지면 수사를 할 수 밖에 없다. 경찰 출신으로서 참 안타깝다."

    "김기현 수사 담당자 인선 교체… 무리한 수사라는 증거"

    - '정권 심판론'에 대한 민심이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를 심판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대한민국이 풍전등화 같이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게 만든 정권이다. 경제 무능·안보 무능·외교 무능·방역 무능까지. 대통령 말대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의 진풍경들이 매일 같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은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조국 사태에서 보여주듯 기회와 과정과 결과 중 그 무엇도 정의롭지 못했다.
  • ▲ 서범수 후보는
    ▲ 서범수 후보는 "오는 4월 15일은 무능한 정권을 심판하는 날"이라며 울주군민들에게 이번 총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상윤 기자
    국민들을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현 정권이 이 사실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득주도경제성장'으로 소득은 잠깐 늘었을지 모르나 성장이 없다. 최저임금 폭등은 일자리를 줄였고, '주52시간제'는 근로자들의 임금이 낮아지는 부작용만을 양산하고 있다. 저녁이 있는 삶을 원했건만 저녁반찬이 점점 초라해 지는 삶만을 얻었다. 민심을 외면한 내로남불 정치, 민생을 배반한 좌파독주 경제에 신음하는 국민들께 희망을 드리기 위해서라도 이번 총선에 이겨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

    - 울주군에 남겨진 숙제와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
    "울주는 서울 면적의 1.2배이며, 인구 23만명, 예산이 한 해 1조 이상으로 경쟁력과 잠재력이 가장 뛰어난 도농복합형 기초자치단체다. 지난 1년여 간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울주는 서울주, 남울주 등 권역별 갈등이 잠재해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제조업·농어업·서비스업·관광업 등 다양한 산업기반이 공존하지만 나름의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도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울주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도농복합형 도시는 가지고 있는 갈등을 통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민관정 협의체'를 공약했다. 협의체는 일방적 행정보다는 거버넌스 체제가 각광받는 시대인 만큼, 지역 소외 문제를 해결하는데 군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4월15일, 무능 정권 심판하는 날… 자유대한민국에 한 표를 부탁드린다”

    - 본인만의 정치 철학이 있다면.
    "공직 시절부터 '진심은 어디서나 통한다'는 생각을 갖고 일 해왔다. 정책을 발굴하고 민생 현장에 적용하기까지, 항상 국민의 봉사자로서 행정의 한계를 뛰어넘고 진심이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에 더해 '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국회의원이 되면 현장의 목소리를 항상 경청하고 갈등을 중재하고 소통을 이끌어 내는 중추적 역할을 하겠다."

    - 울주군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과거에도 경제가 어려울 때가 있었고, 정치가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그때는 뭐든 되돌릴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지금은 어떤가. 민생은 쪼들리고, 공정과 정의가 위협받으며, 실패한 방역은 마스크 두 장을 위해 국민을 줄 세우는 나라로 만들어 버렸다. 이제 희망을 찾아야 한다. 오는 4월 15일은 무능한 정권을 심판하는 날이다. 오는 4월 15일 반드시 '자유대한민국'에 한 표를 부탁드린다."

    총선특별취재팀=최재필 정상윤 박찬제 강영범(울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