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2015년 "정부가 슈퍼 전파자"라며 박근혜에 사과 요구… 2020년엔 정세균·이해찬이 '대리사과'
  • ▲ 지난 20일 영화 기생충팀을 청와대로 초청해 환하게 웃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뉴시스
    ▲ 지난 20일 영화 기생충팀을 청와대로 초청해 환하게 웃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뉴시스
    메르스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정부가 슈퍼 전파자"라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우한폐렴 사태와 관련해서는 묵묵부답이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과의 표현을 했지만, 야당은 "대통령이 당·정 최고위직에 사과를 떠넘기고 있다"며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6월, 메르스가 점차 확산하자 박 전 대통령과 당시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 대표였던 문 대통령은 "메르스 사태가 벌어진 지 한 달이 넘었다"며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임을 자부했던 대한민국이 이것밖에 안 되는 나라였나 하는 상실감만 남았다"고 정부의 대응을 비난했다. 

    2015 문재인 "박근혜 진심어린 사과 필요… 진상조사해야"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국가 위기관리 능력이 지금처럼 허술했던 적이 없다"며 "슈퍼 전파자는 다름아닌 정부 자신이었다"고 질타했다. 

    게다가 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사과와 사태 수습 후 진상조사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하다"며 "무능과 혼선만 드러낸 장관과 보건당국은 사태가 수습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이 이 같은 주장을 한 2015년 6월22일에는 확진자가 3명 추가돼 모두 172명의 확진자가 나온 상황이었다. 

    황교안 "대통령이 국민들에 상처... 총리는 하나마나 한 브리핑"

    우한폐렴 확진자가 곧 1000명을 넘길 기세지만 문 대통령의 사과는 없다. 오히려 청와대 행사 도중 파안대소하는 모습을 보이며 국민의 분노만 키웠다. 25일 오전 10시 현재, 우한폐렴 확진자는 893명이다. 

    문 대통령이 침묵하는 가운데 당·정에서는 정 총리와 이 대표가 잇따라 사과 견해를 밝혔다. 정 총리는 지난 23일 대국민담화에서 "국무총리로서 큰 책임감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24일에는 이 대표가 "확진자가 크게 증가헤 매우 엄중한 국면"이라며 "집권당 대표로서 국민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권은 이들의 사과가 문 대통령의 '대리사과'라는 주장이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상처를 주는 모습을 보이고 총리는 하나마나 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김성원 미래통합당 대변인도 "대통령은 국무총리를 앞세운 허울 좋은 대국민 담화가 아닌 당당히 앞장서 이끄는 대통령을 보고 싶어한다"며 "최소한의 양심, 염치, 상식이라도 있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에 대한 사과는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