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vs 새보수 '평행선'… 이언주 “김문수 등 광화문세력 불참 아쉬워”
  • ▲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이언주 미래를향한전진4.0 대표, 장기표 국민의소리 창당 준비위원장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1차 대국민보고대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정권심판, 통합 국민의 명령'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이언주 미래를향한전진4.0 대표, 장기표 국민의소리 창당 준비위원장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1차 대국민보고대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정권심판, 통합 국민의 명령'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범우파 통합 추진기구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가 31일 마침내 ‘통합신당 추진’을 선언했지만, 다소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각 당은 이날마저 미묘한 견해차를 견지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이언주 전진당 대표 등은 통합주체 간 양보를 통한 범우파 진영의 통합을 강조했으나,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탄핵을 건너자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은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우리공화당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전광훈 목사 등이 추진하는 신당마저 불참해 ‘광화문세력’이 배제됐다는 불만도 나왔다. 

    3개 정당+ 500여 시민단체 참여…원희룡‧김영환‧문명호 등도

    통추위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제1차 대국민보고대회’를 열고 ‘혁신과 통합은 국민의 명령’이라는 기치 아래 통합신당의 가치, 정책 기조, 10대 과제, 당 운영 혁신방안 등을 밝혔다. 

    자유한국당‧새로운보수당‧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국민소리당창당준비위원회 등이 최종 합류했고, 이밖에 253개 단체로 구성된 범시민사회연합과 95개 단체의 범보수연합, 원자력 관련 단체 등 500여 단체가 참여했다. 주요 인사로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안철수계 출신의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장관과 문병호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박형준 통추위원장은 "그동안 흩어지고 분열했던 범중도보수를 모으려고 노력해왔다“며 아직 남은 일들이 있지만 크게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앞으로 범중도보수 통합신당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유일한 범중도보수임을 분명히 선언한다”고 말했다.

    ‘범우파 통합’ 놓고 여전히 이견 노출 

    그러나 현장 분위기는 이들의 포부만큼 희망적이지 않았다. 보수통합 논의의 두 축인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이날도 미묘한 긴장감을 형성한 탓이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서로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인연이 맺어진다”며 범우파 대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 대표는 “여러 사연으로 다른 길을 갔던 세력들이 한 울타리로 모이면서 100% 만족을 추구할 수는 없다. 당장은 아쉽고 미흡한 부분도 있겠지만, 앞으로 함께 바꿔 나갈 몫으로 남겨둘 필요가 있는 부분도 있다”며 “사랑하는 연인이 결혼을 할 때에도 서로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인연이 맺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합 조건을 내걸고 신당 추진 대열에 미온적 태도를 견지하는 새보수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황 대표에 이어 연단에 오른 하태경 책임대표는 당초 새보수당이 내건 ‘보수 재건 3원칙’ 관련 주장을 분명히 했다. 유승민 의원은 신당 창당 관련 방침을 정리하지 못한 이유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대표가 연단에 오르자 일부 참석자는 “유승민이 와야지”라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하 대표는 “통합 논의가 막바지에 왔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합의한 '보수 재건 3원칙'만 지키면 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2가지는 ‘탄핵의 강을 건너자’와 ‘새 집을 짓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 대표는 “(탄핵의 강을 건너지 않은 채) 들어와서 치고 박고 싸우지 말아야 한다. 원칙을 어기는 사람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그럼 우리는 반드시 문 정권 정치꾼에 맞서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 대표 발언 후 황 대표와 하 대표는 다음 일정을 이유로 이석했다. 황 대표는 ‘하 대표의 탄핵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채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이언주 “김문수 등 광화문세력 불참 아쉬워”

    이날 '광화문세력’이 참석하지 않은 것과 관련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언주 전진당 대표는 “김문수 지사를 포함해 광화문에서 투쟁한 사람들이 여기에 함께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며 “그분들도 우리와 함께해야 한다. 그들이 함께하면서 다 같이 어깨동무하고 문 정권을 무너뜨리고 함께하는 날까지 한 방향을 보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공화당, 김문수 전 지사 등과 함께 ‘광화문세력’으로 분류되는 장기표 국민의소리창당준비위원장도 “그동안의 작업이 만족스럽지만은 않다”고 토로했다. 

    결국 통합신당의 순항 여부는 황 대표와 유 의원의 ‘담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사람은 늦어도 다음 주 중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광화문세력 포함 여부’ ‘총선 공천 지분권’ 등을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최대 난관에 부닥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통추위는 이날 통합신당의 5대 정책기조로 △북핵 위협 억지와 한미동맹을 축으로 한 안보우선 복합외교 △민간 주도 미래기술주도 경제 살리기 △교육백년대계 확립과 근원적 교육개혁 △삶의 질 선진화 △공정사회 만들기 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한 10대 과제로는 △소득주도성장론 폐기 및 민간주도성장으로 전환 △미래세대친화적 재정정책으로 전환 △탈원전정책의 균형 잡힌 에너지 정책으로 전환 △文정권 비리 관련 국정조사 및 특검 추진 △공수처 등 권력기관 사유화 방지 △혈세 기생충 방지법 추진 △교육개혁 △귀족노조 전횡 방지 등 노동개혁 △국민연금의 정권 시녀화 등 저지 △한미동맹 와해 저지 등을 제시했다. 

    통추위는 4·15총선 승리 후 21대 국회에서 이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아울러 통추위는 다음달 4일 통합 신당 창당준비위를 출범시켜 2월 중순 창당을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