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기소된 최강욱 옹호하며 '원 사이드' 대변'… 오세훈·나경원 대항마론' 자랑
  • ▲ 21대 총선에 출마를 위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1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출입기자단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21대 총선에 출마를 위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1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출입기자단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4·15총선 출마를 선언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 주변의 출마 제안을 견디기 괴로웠다고 심경을 밝혔다. 출마 예상 지역구로 수도권 광진을·동작을·일산 등이 거론되지만, 결정은 미루면서 잇따른 방송 출연으로 인지도 높이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고 전 대변인은 28일 저녁 JTBC ‘정치부회의’에 나와 “누가 제일 처음 (총선 출마를)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한 사람은 아니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그런 요구를 많이 들었다"며 "선거 날짜가 다가올수록 수위가 점점 강해졌다. 저로서는 견디기가 참 괴로웠다. 하고자 하는 마음이 그때 당시에는 없었다”고 말했다. 

    고 전 대변인은 이어 서울 광진을에서 출마 예정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서울 동작을 현역인 나경원 전 한국당 원내대표 중 누구와 붙고 싶으냐는 질문에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다 비슷하게 이야기하더라. 다른 지역들도 상당히 많이 있음에도 그 지역에 대한 제 이름의 거론, 사람들의 관심도가 높은 걸 보면 사람들의 생각도 다 그쪽으로 흘러가는 것인가 하는 고민은 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치경력은 청와대 비서관(대변인) 9개월 하나뿐인 그가 오 전 시장 또는 4선의 나 전 원내대표의 대항마라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듣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고 전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정한 총선 전략인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정치는 심장이 뛰지 않는다"며 불출마 가능성도 띄웠지만, 결국 총선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당에서는 여론조사를 돌렸다. 이달 들어 라디오 출연 2회, TV 출연 2회 등 방송 행보를 잇따라 하지만 출마 지역구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고 전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아이와 함께 봤던 <겨울왕국2>의 주제곡을 들으며 마음을 다잡곤 했습니다. 거친 파도 앞에 서 있는 엘사의 심정이 지금의 제 마음이랄까요. 정치가 무겁지 않았으면 합니다"라고 감성주의적 견해를 밝혔다. 

    고 전 대변인은 춘추관 퇴임 일성으로 “‘대통령의 입’에서 이제는 ‘국민의 입’이 되려 한다”는 포부를 남기고 떠났다. 당의 지원을 확인하고 당선 가능성을 내다본 것으로 보인다. 정치거물에 맞서 젊고 참신한 정치신인들을 맞붙게 하는 ‘자객공천’은 일본에서 효과를 검증받은 방법이다. 세대교체와 변화에 대한 유권자의 기대를 노리는 민주당의 전략이다.

    하지만 그가 최근 방송에서 한 발언을 보면 참신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 정권의 불공정·뻔뻔함에 대해 소신을 밝히기보다, 친문 성향만 뚜렷하게 내세우는 기성 운동권정치인과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패싱' 이성윤과 같은 친문 '경희대 라인'

    고 전 대변인은 JTBC 방송에서 ‘데이트폭력’ 미투 논란에 휩싸인 원종건 씨의 민주당 사퇴와 관련해 “당도, 본인도 신속하게 결정했다. 그 이야기는 당이 이번 선거를 얼마나 중요하게 보는지, 절박하게 보는지 볼 수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최강욱 비서관을 사퇴시키지 않는 청와대의 '감싸기'와 관련해서는 "두 사안을 비교하는 건 전혀 엉뚱하다"며 비교 자체를 거부했다. 이어 "결국 검찰이 조사하기도 전에 기소했다는 것에 대한 문제 여부를 판단해야 된다. 기소 자체가 범죄로 여겨져선 안 된다"는 주장으로 최 비서관을 옹호했다.

    고 전 대변인의 정치적 자산은 문재인 대통령과 경희대학교 선후배 사이라는 학연이다. 청와대를 향한 수사를 무마하는 이성윤 서울지검장, 미투 폭로로 민주당 영입인재를 반납한 원씨와 같은 친문 ‘경희대 라인’인 셈이다. 이 지검장은 지난 23일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 기소 경위를 윤석열 검찰총장을 건너뛰고 추미애 법무부장관에게 보고해 파문을 일으켰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은 29일 당 회의에서 "고민정 전 대변인은 당이 굉장히 빠른 조치를 했다며 자화자찬했는데, 이것은 그걸 들은 피해자의 고통을 더 가중시키는 발언일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굉장히 실망스러운 발언으로 기억하실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