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엔 핵군축회의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포기 때까지 전략무기 개발” 위협
  • ▲ 지난 2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열린 핵군축 회의에서 주용철 북한대표부 참사관이 준비해 온 원고를 읽고 있다. ⓒ영국 로이터 통신 영상 캡쳐.
    ▲ 지난 2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열린 핵군축 회의에서 주용철 북한대표부 참사관이 준비해 온 원고를 읽고 있다. ⓒ영국 로이터 통신 영상 캡쳐.
    지난해 발표한 ‘연말 시한’을 넘기고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던 북한이 유엔 핵군축회의에서 “더이상 핵실험 중단 약속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리선권이 외무상이 된 이후 처음 내놓은 북한의 공식 주장이다. 이에 미국은 “협상장으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북한 “미국이 대북제재 풀지 않으면 새로운 길 모색”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열린 핵군축회의에 참석해 “우리의 연말 시한에도 미국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서 “대북제재를 풀지 않는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며 이같이 위협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주용철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 참사관은 준비해온 원고를 읽었다. 그는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멈췄다”면서 “미국은 우리의 이런 노력을 무시하고 계속 제재를 부과했고, 한국과 공세적 군사훈련을 실시했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주 참사관은 “미국의 대북제재는 가장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라며 “미국은 북한의 체제를 마비시키려는 야욕을 갖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이런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비핵화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미국의 계속되는 대북압박은 우리를 주권과 최우선적인 국익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도록 몰아붙이는 행동”이라며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하기 전까지 우리(북한)는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전략무기를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위협 수위를 높였다.

    미국 “우리는 북한에 밝은 미래 가져다주고 싶다”

    미국은 이에 “북한은 양국 정상이 했던 비핵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제네바 주재 미국대표부의 로버트 우드 군축담당대사는 “북한 측 대표가 여기서 일방적으로 (미북 정상회담에서 했던) 약속이 더이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 우려한다”면서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했던 약속에 따라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우드 대사는 이어 “우리는 북한에 그들의 무기체계가 현실적인 안보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솔직히 밝혔다”면서 “미국은 북한의 안보를 위협하지 않으며, 그들에게 밝은 미래를 주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우드 대사는 또 “북한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희망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 참사관은 그러나 우드 대사의 말이 끝난 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아무런 상응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우리는 미국에 속았다”고 반박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제네바 주재 한국대표부 이장근 차석대사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미북 대화 재개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