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 열고 불출마 선언…새보수와 통합엔 반대 입장 보여
  • ▲ 19일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 하는 정종섭 의원.ⓒ정종섭 의원 페이스북
    ▲ 19일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 하는 정종섭 의원.ⓒ정종섭 의원 페이스북
    정종섭 자유한국당 의원(초선·대구 동구갑)이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구·경북(TK) 지역 현역 국회의원 중 처음으로 나온 불출마 선언이다. 정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총선을 3개월 앞두고 총체적인 위기에 빠져있는 한국당의 인적쇄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과감한 인적 쇄신과 통합이 진정한 의미대로 성공할 수 있도록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한국 정치의 세력교체와 대한민국 살리기에 헌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혁신과 통합은 보수정부 실패 책임자 퇴진부터"

    정 의원은 또 입장문을 통해 "현 정부의 독재와 폭주는 국민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권을 교체하고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형성과 통합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혁신과 통합이 진정으로 이루어지려면, 보수정치와 보수정부의 대실패에 책임 있는 사람들과 기득권에 매몰된 낡은 세력들을 퇴진시키고 신진 세력들로 새 정치주체를 만들어야 한다"며 인적쇄신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한국당-새보수당 간 통합 논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 의원은 "국민이 요구하는 통합은 퇴출당해야 할 낡은 정치세력 간 합종연횡이나 정략적 계산에 빠른 기득권자 간의 이합집산이 아니다"라며 "공유하는 정치철학과 가치도 없이 정치인들끼리 정략적으로 합친다고 해 국민이 지지할 리 없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서 야당과 손잡고 '셀프탄핵'을 주도한 사람들과 뿌리 깊은 계파 갈등에 책임이 있는 핵심 인사들은 모두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세력교체와 통합의 길을 여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촉구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새누리당 소속으로 탄핵에 적극 가담한 새로운보수당 현역의원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죄책감"

    박근혜 정부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정종섭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 참여해 정부개혁과 제왕적 대통령제 폐지 등과 국가대개조에 노력했지만 충분히 이루지 못했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우리 당의 셀프탄핵도 막지 못했다"며 "박 전 대통령의 억울함과 고통에 잘 대응하지도 못한 죄책감을 무겁게 느끼며 이렇게 결정했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정 의원의 4.15 총선 불출마 선언은 TK에 지역구를 둔 한국당 현역의원 중 최초다. 한국당 내 TK 인물 교체에 대한 당내외 요구가 높은 상황에서 정 의원의 이 같은 결정은 이 지역 다른 현역의원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후 건국대와 서울대에서 법대 교수를 지냈다. 2014년 1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박근혜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역임했고, 2016년 총선에 출마해 류성걸 무소속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정 의원은 대구 동구갑에 전략공천을 받아 이때부터 '진박'(진짜 친박근혜)으로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