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선거때 "도지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정의당" 홍보… 민경욱 "염치좀 있어라"일침
  • ▲ 작년 6·13 지방선거 당시 정의당 선거홍보물.
    ▲ 작년 6·13 지방선거 당시 정의당 선거홍보물.
    자유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대응 차원에서 '비례한국당'을 창당하겠다고 하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탈법적" "국민을 모독하는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정작 정의당은 작년 6·13지방선거에서 '나라는 민주당에 맡기셨다면, 정당투표는 정의당입니다'라는 제목의 선거홍보물을 제작해 배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광역단체장을 뽑는 투표에선 민주당 후보를 찍더라도 정당 투표에선 정의당을 찍어 비례대표를 정의당으로 몰아달라는 읍소로, 한국당이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비례한국당'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또 정의당의 전신인 통합진보당은 지난 2012년 4월 19대 총선 때 '지역구는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과 통합진보당의 야권단일후보에게, 정당투표는 통합진보당에 해달라'는 선거홍보물을 뿌린 바 있다. 정의당의 이러한 과거 행태를 두고 "내로남불의 끝판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의당의 과거 행태는 내로남불의 끝판왕"

    정의당의 이 같은 행태는 작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제작·배포한  경기도지사·비례대표 경기도의원 선거 홍보자료에서 23일 확인됐다. 도지사는 민주당 후보를 찍더라도 비례대표 의석을 결정하는 정당투표에서는 정의당을 몰아달라고 유권자들을 독려한 것이다.

    정의당의 당시 홍보물에는 "민주당 도지사를 선택하겠다는 당신께! 혹시 정당투표는 결정하셨나요?"라는 대목과 "우리나라는 원내 1당을 넘보는 한국당의 수많은 국회의원들로 인해 나랏일이 사사건건 발목 잡히고 있는게 현실"이라는 주장이 나타나있다.

    또 같은 홍보물에서 "경기도에서는 보고 싶지 않으시죠? 방법이 있다"며 "비례대표는 의석 상한선이 있다. 만약에 이미 상한선이 넘은 민주당에 또 투표한다면, 당신의 한 표는 사표가 되고 만다"고 유권자들을 몰아가고 있다.

    이어 "제대로 된 야당을 키워 도지사가 일할 수 있게 하려면, 민주당이 아니라 정의당에 표를 주셔야 한다"며 "1번만 찍는 줄투표는 한국당을 돕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비례대표 선거에서 번 정의당이 펄펄날면 한국당이 떨어질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은 작년 지방선거에서 최초로 경기도의원 2명이 당선됐다.

    민경욱 "제발 좀 염치 있는 정치를 하기 바란다"

    정의당의 전신인 통합진보당 역시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때 "민주통합당 소속 130여명과 통합진보당 소속 130여명이 야권단일후보로 확정됐다"며 지역구에서는 야권단일후보를, 정당투표에선 통진당을 찍어달라고 했다.

    당시 통진당이 뿌린 비례대표 선거홍보물에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4+1 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의 주축들이 손을 잡고 등장한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이에 대해 "자기네들은 사진까지 찍어서 남의 공식 홍보물에 얼굴 드러내고 노골적인 불법 선거운동을 해왔던 사람들이 비례한국당이라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미리 쉴드를 치고 있다"며 "아주 서로 다른 당이 공식적으로 짬짜미를 했다. 내로남불의 끝판왕이다. 제발 염치 있는 정치를 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 ▲ 통합진보당의 2012년 4월 19대 총선 비례대표 홍보물. ⓒ민경욱 의원실
    ▲ 통합진보당의 2012년 4월 19대 총선 비례대표 홍보물. ⓒ민경욱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