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새 원내대표에 비황 심재철… 필리버스터 철회, 예산안 공수처 선거제 협의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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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비황계인 ‘비주류’ 심재철(5선‧경기 안양시 동안구을) 의원이 자유한국당의 새 원내 사령탑이 됐다. 당내 주류인 친박‧친황계가 득세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의외의’ 압승을 거둔 것이다. 이에 따라 '황심(黃心)'으로 쏠리던 당내 역학구도도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비황(非黃)'의 역습이다.심 의원은 이날 1차 투표에서 39표를 득표했다. 이어 강석호 의원 28표, 김선동 의원 28표, 유기준 의원 10표였다. 과반 이상 득표자가 없어 곧바로 2차 결선투표를 벌인 끝에 심 의원이 52표로, 강석호(27표)‧김선동(27표) 의원을 꺾고 원내대표 자리를 꿰찼다. 정책위의장은 심 의원의 러닝메이트인 김재원 의원이 됐다.당선 직후 “4+1 협의체 저지하겠다”… 전투력 과시심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인사말에서 “여러분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내가 당선된 것은) 우리 당이 잘 싸워서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의원들의) 고심의 결단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겸허하게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이어 “당장 오늘 오후부터 (여야) 협상에 들어갈 것 같다”며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를 찾아가 당장 예산안 등 추진을 멈추라고 하겠다. 여야 4+1만의 협의는 안 되고, 다시 협상해야 한다고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한국당을 뺀 이른바 ‘여야 4+1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이 오늘(9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 선거제 개정안 및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 등을 모두 상정하기로 한 것을 저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심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으로 비춰볼 때, 한국당의 대여 강경기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심 원내대표는 그동안 대정부‧대여투쟁에서도 강경 견해를 고수했다. 지난 대선정국에서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아들이 한국고용정보원에 특혜채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지난해에는 청와대와 정부 부처의 비공개 업무추진비 내역을 폭로해 이에 따른 정보유출 논란에 휩싸였다. 또 지난 ‘조국사태’ 때는 조 전 법무부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이주영 의원과 함께 삭발투쟁에 나서기도 했다.'제황(帝黃)' 체제 끝나나… 5선‧중진 심재철 등장에 ‘투톱’ 구도 형성당내 역학구도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심 원내대표는 그동안 당내 주류인 친박-친황계와는 거리를 유지했다. 이번 원내대표선거 후보군에서도 ‘황심’과는 가장 거리가 먼 인물로 꼽혔다.때문에 심 원내대표의 당선은 황심에 대한 당내 견제심리가 작동한 것이라는 분석이 크다. 최근 황 대표가 당직 개편, 나경원 원내대표 임기 연장 불가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당 장악력을 높이자 이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황 대표가 이번 원내대표선거에서 재선의 김선동 의원을 물밑 지원한다는 말이 나오면서 중진 의원들 사이에 ‘물갈이’에 대한 우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최근 당직 인선도 초‧재선 중심이었는데 원내대표까지 재선이 되면 총선까지 앞둔 마당에 너무 큰 모험을 하는 것 아니었겠나”라면서 “당내 (힘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의원들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이지 않을까 싶다. 심재철 원내대표가 그 역할을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