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온라인서 '수능성적 확인법' 나돌아… 사상 초유의 성적 유출, 교육부·평가원 신뢰도 추락
  • ▲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을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했다는 글과 관련해, 교육부는 2일 수능 성적이 사전 유출됐음을 공식 인정했다. ⓒ이기륭 기자
    ▲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을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했다는 글과 관련해, 교육부는 2일 수능 성적이 사전 유출됐음을 공식 인정했다. ⓒ이기륭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홈페이지에서 수능 성적을 미리 확인했다는 글이 온라인에서 확산되자, 사태 파악에 나선 교육부가 2일 성적 유출을 공식 인정한 것이다. 수능 성적 관리에 보안이 뚫린 것을 인정한 셈이어서 교육부와 평가원의 신뢰도 추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송근현 교육부 대입정책과장은 이날 "오는 4일 예정인 수능성적 통지일을 이틀 앞두고 사전 모의 테스트를 했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제 성적을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에 연결됐다고 보고했고, 이 때문에 어젯밤 늦게 재수생에 한해 올해 수능점수가 먼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수능 성적 사전 유출을 공식 확인했다는 발언이다.

    송 과장은 "해킹은 아니라고 보고받았고 곧 평가원이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며 "로그온 기록이 남아 있는데, (수능성적을 미리 확인한 것이)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들면 법리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도 했다.

    "사전 모의 테스트 과정상 문제"… 평가원 홈페이지 '폐쇄'

    교육부와 평가원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겠다고는 말도 보탰다. 평가원은 수능성적 증명서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대책 회의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번 논란은 1일 밤 불거졌다. 16만여 명의 회원을 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능 성적표를 미리 발급받았다'는 글이 올라오면서다. 한 누리꾼이 공개한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증명서'라는 제목 밑에 국어·수학·영어 등의 표준점수·백분위·등급 등이 있었다.

    이 글을 본 다른 수험생들이 댓글로 수능 성적을 문의하며 이 이야기가 급속도로 알려졌다. 글을 올린 누리꾼은 '수능성적표 미리 출력하는 법' 제목의 글을 올려, 2020년도 수능 성적을 미리 아는 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글에는 △평가원 수능성적 증명서 홈페이지에 접속해 △'개발자 도구(DOM 탐색기)'로 △웹페이지 HTML(웹문서를 만들 때 사용하는 기본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연도 숫자를 2020으로 고치면 성적표 발급 신청이 가능하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실제 이 글을 보고 수능 성적을 확인했다는 인증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수능 성적표를 보는 법' 글은 2일 오전 삭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