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사수" 외치며 본관 로비서 삭발… "7개 지역사 폐지계획 철회"도 요구
  • ▲ 27일 오후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열린 'KBS노조 전국조합원 총회'에서 삭발을 하고 있는 정상문 KBS노조위원장. ⓒ이기륭 기자
    ▲ 27일 오후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열린 'KBS노조 전국조합원 총회'에서 삭발을 하고 있는 정상문 KBS노조위원장. ⓒ이기륭 기자
    KBS노동조합(위원장 정상문·이하 KBS노조) 집행부가 여의도 KBS 본관 로비에서 '공영방송 KBS의 정상화'와 '지역방송국 폐쇄 계획 철회', '양승동 KBS사장 퇴진' 등을 요구하며 삭발식을 가졌다.

    27일 오후 본관 '민주광장'에서 열린 'KBS노조 전국조합원 총회'에서 허성권 KBS노조부위원장과 함께 삭발식을 진행하며 결의를 다진 정상문 KBS노조위원장은 "양승동 사장 취임 이후 2년 동안 KBS가 무너지는 모습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며 "1000억원대가 넘어가는 최악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고, 대처 방안으로 추진 중인 비상경영계획 역시 실효성과 정당성이 없음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4월 강원 산불 재난보도 참사부터 경찰 검거 영상 조작 논란, 청와대 외압 논란, 김제동 방송으로 시작된 방송 편향성 문제, 유시민 방송 파문까지 각종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는데, 양승동 사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은 멀쩡한 7개 지역방송국 구조조정을 추진해 지역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는 등 헛발질만 계속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양승동 사장은 미디어 시장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예측해 대응하기는커녕 특정 노조 중심의 인사나 불법성이 있는 적폐청산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 내부 갈등만 키웠다"고 지적한 정 위원장은 "무능경영으로부터 벗어나 KBS를 정상화시키고 공영방송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하루속히 '양승동 KBS사장 해임안'을 상정할 것을 KBS이사회에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날 삭발식에 참여한 정 위원장과 허 부위원장은 지난 25일부터 KBS 신관 로비에서 '무능경영 심판'과 '공영방송 사수'를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 ▲ 27일 오후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열린 'KBS노조 전국조합원 총회'에서 삭발을 하고 있는 허성권 KBS노조부위원장. ⓒ이기륭 기자
    ▲ 27일 오후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열린 'KBS노조 전국조합원 총회'에서 삭발을 하고 있는 허성권 KBS노조부위원장. ⓒ이기륭 기자
    "지역방송국 없애면 시청료거부운동 돌입"

    이번 KBS노조 총회에는 KBS 경영진이 경영적자 해소 방안으로 내놓은 '전국 7개 지역방송국(진주, 안동, 포항, 목포, 순천, 충주, 원주 등) 폐지 방안'에 반대하는 지역방송국 및 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해 "지역방송국의 기능 축소나 폐지 계획을 전면 백지화할 것"을 본사 경영진에 요구했다.

    장각중 원주KBS 폐지 반대 범시민대책위원장은 "여러분들이 7개 지역방송사들을 지켜주신다면 저희도 KBS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적극 돕겠지만, 원주지국이 없어지는 순간부터 저희는 KBS 시청료 거부 운동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KBS진주방송국 지키기 진주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도 "KBS가 비상경영계획을 발표한 이후 달라지나 싶었는데 결국 지역방송사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을 보고 지역민들이 허탈해하고 있다"며 "시청료 거부 운동이 전 지역에서 일어나야 한다. KBS 경영진은 지역방송국 폐지 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KBS는 지난달 30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7개 지역방송국을 각각 창원, 대구, 광주, 청주, 춘천방송총국 등과 통폐합하는 방안이 담긴 '2019 비상경영계획'을 원안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원주KBS 폐지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다음 달 9일 방송통신위원회와 국회에, 원주방송국을 포함한 7개 지역방송국 폐쇄 철회 요구 의견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 ▲ 27일 오후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열린 'KBS노조 전국조합원 총회'에서 피켓 시위 중인 조합원들. ⓒ이기륭 기자
    ▲ 27일 오후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열린 'KBS노조 전국조합원 총회'에서 피켓 시위 중인 조합원들. ⓒ이기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