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지 미얀마 고문 등 174개국 인사들 방일… 아베 만남 앞둔 이낙연 총리도 참석
  • ▲ 22일 고코(皇居)에서 열린 즉위식에서 선언문을 낭독하는 나루히토 일왕. ⓒ日NHK 관련보도 화면캡쳐.
    ▲ 22일 고코(皇居)에서 열린 즉위식에서 선언문을 낭독하는 나루히토 일왕. ⓒ日NHK 관련보도 화면캡쳐.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이 22일 오전 도쿄에 있는 고코(皇居) 내 영빈관 ‘마쓰노마’에서 열렸다. 세계 170여 개국 400여 명의 정상급 인사들이 일왕의 즉위식을 축하하러 왔다. 태풍 때문에 시가행렬이 11월 10일로 연기돼 이날 공식 일정은 환영 만찬으로 마무리된다.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 선언 “지금 헌법대로…”

    NHK 등 일본 언론은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을 생중계 했다. 그는 즉위 선언문을 통해 “일찍이 일본국 헌법과 황실전범의 특례법이 정한 데 따라 왕위를 계승했고, 이에 오늘 왕으로 즉위함을 내외에 선포한다”고 밝혔다.

    나루히토 일왕은 이어 “상왕께서는 30년 이상 재위하시는 동안 항상 일본 국민의 행복과 세계 평화를 바라셨고, 어떤 경우에도 국민과 고락을 함께 하시겠다는 뜻을 몸소 보여주셨다”면서 “저 또한 헌법에 의거, 일본 국민의 행복과 세계 평화와 우호를 소망하면서, 국가 통합의 상징으로 복무할 것임을 맹세한다”고 밝혔다.

    나루히토 일왕은 이어 “저는 오늘 선언에서 선왕께서 즉위하실 때보다 조금 첨언을 할 게 있는데 바로 ‘국민들 사이에 깃든다’는 대목”이라며, 자신은 선왕보다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는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나루히토 일왕이 ‘평화헌법’을 폐기하려는 아베 정부와 그 후원세력들을 막을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174개국 정상급 축하사절 방일…이낙연 총리, 지소미아 언급 주목

    이날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행사 가운데 시가 행렬은 태풍 때문에 11월 10일로 연기됐다. 22일 환영 만찬과 이튿날부터 이어지는 각국 축하 사절단과의 면담은 예정대로 열린다.
  • ▲ 이낙연 국무총리가 연미복을 입고, 남관표 주일대사와 함께 고코에 들어서는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낙연 국무총리가 연미복을 입고, 남관표 주일대사와 함께 고코에 들어서는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 언론에 따르면,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을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찾은 정상급 인사는 174개국 400여 명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이낙연 국무총리 외에도 영국의 찰스 왕세자, 왕치산 중국 국가 부주석, 일레인 차오 미국 교통부 장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총리 등이 참석했다.

    일본 내에서는 장관들과 중의원·참의원, 최고재판소 소장 등 3부 요인이 대부분 참석했다고 한다. 이날 즉위식에 참석한 내외빈 숫자는 2000여 명을 넘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3일 세계 각국에서 온 주요 인사들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낙연 총리는 이때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나루히토 일왕에게 보내는 문 대통령의 친서는 다른 외교 경로를 통해 전달됐다고 한다.

    일본 정부에게는 23일 아베 총리가 주최하는 환영 만찬이 관심사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이낙연 총리와 아베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여부를 의논할 지가 관심사다. 만약 한일 총리 간의 언급이라도 있다면 지소미아 종료를 철회할 가능성도 생긴다.

    새벽 ‘고코’ 인근 화재, 테러 소문 돌아 한 때 긴장

    한편 이날 즉위식이 열리기 전인 오전 6시 무렵 ‘고코’ 인근에서 거대한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포착돼 일본 정부를 긴장케 했다. 외신들은 해당 사진을 본 뒤 테러 가능성에 주목했지만, NHK가 현장 취재를 통해 “고코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중고차 업체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소방대가 모두 진화했다”고 보도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