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공영노조 "與 주장대로 보도, 전형적 선동방송"… 현장 '유도질문', 과도한 편성 지적도
  • ▲ 조국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에서 열린 집회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경찰은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조국 사퇴 집회 참가자들과 충돌을 막기 위해 펜스를 설치했다. 이날 서초구의 서리풀축제로 반포대교부터 서초대로가 차량통행이 차단됐다. ⓒ정상윤 기자
    ▲ 조국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에서 열린 집회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경찰은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조국 사퇴 집회 참가자들과 충돌을 막기 위해 펜스를 설치했다. 이날 서초구의 서리풀축제로 반포대교부터 서초대로가 차량통행이 차단됐다. ⓒ정상윤 기자
    지난 주말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집회'에 모인 참가자수를 과도하게 부풀린 여당 측 주장을 공영방송 KBS가 아무런 여과없이 보도했다는 비판이 KBS 내부에서 제기됐다.

    김태욱 앵커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욕구 분출"


    KBS공영노동조합(이하 공영노조·위원장 성창경)은 30일 '또다시 시작된 촛불집회 선동방송, 이젠 안 속는다'라는 제하의 성명에서 "지상파 방송들이 이른바 '조국 지키기 촛불집회'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등 선동적 보도를 시작했다"며 "참석인원을 주최 측 주장이라는 이유로 대폭 늘려 보도하는가 하면, 참가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여과 없이 반복적으로 보도하고 있어 과거 박근혜 정권의 탄핵 때와 같은 선동방송이 다시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공영노조는 "'KBS 뉴스9'는 지난 28~29일 양일간 촛불집회 소식을 총 7개 꼭지로 비중있게 보도했는데 그 내용이 가관이었다"며 "김태욱 앵커는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화두는 역시 대규모 검찰개혁 촉구집회였다'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욕구가 분출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고,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한 4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아이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전주에서 5시간 걸려 왔다' '검찰이 논두렁 시계 등 수사내용을 유출해서 노무현 대통령을 죽게 했다' '검찰개혁이 민주주의로 나가는 출발점이다'라는 주최 측과 동일한 견해를 내비쳤다"고 소개했다.

    "KBS, '촛불'이라면 따지지도 않고 대서특필"

    특히 "기자가 '검찰이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한 시민이 '저는 100% 정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해 사실상 유도질문으로 보이는 장면도 있었다"고 주장한 공영노조는 "촛불집회 주최 측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보도한 'KBS 뉴스9'에서 객관적인 관찰이나 공정한 의문은 찾아 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공영노조는 "뿐만 아니라, 당시 집회 장소에선 서초구 '서리풀 축제'가 진행되고 있어 그 참석자가 대거 포함됐고, 전부 합쳐도 수만명에 불과하다는 보도가 일요일 아침부터 보도됐는데, KBS는 주최 측 주장을 인용해 200만명이 모였다고 방송했다"며 "'촛불'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보도하는 형국이다. 전형적인 선동방송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토요일 광화문에서 '조국 파면과 문재인 정권 퇴진' 등을 요구하며 '나라지킴이 고교연합' 회원 200여명이 단체삭발한 것은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공영노조는 "이게 공영방송 맞나? 이게 언론사가 맞나? 머지않아 반드시 왜곡·조작·편파 방송도 심판을 받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