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분석 전 통일부 현장 조사… "질산우라닐 포함 물질, 방사능보다 위험" 의견도
  • ▲ 통일부가 홈페이지에 올린 카드뉴스의 결론 부분. ⓒ통일부 홈페이지 캡쳐.
    ▲ 통일부가 홈페이지에 올린 카드뉴스의 결론 부분. ⓒ통일부 홈페이지 캡쳐.
    북한 황해북도 평산 우라늄광산과 제련공장에서 유출된 방사성 폐기물이 예성강을 거쳐 서해로 흘러들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과 관련, 정부가 “서해 일대를 조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통일부는 ‘방사능 오염’의 위험은 없다는 의견이지만,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통일부 “RFA의 확인되지 않은 보도에 대응”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23일 오전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서 바닷물을 채취해 분석 중에 있다”며 “2주 뒤면 분석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민 대변인은 “전문가에게 확인한 바로는 우라늄광산과 제련공장에서는 인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방사능 오염물질, 또는 방사능 수치가 높게 나오는 물질이 존재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현재 홈페이지에 게재한 ‘카드 뉴스’를 통해 “정부는 확인되지 않은 RFA 보도가 온라인에서 무분별하게 확산됨을 우려하여 해수를 채취, 분석하고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스팀슨센터의 북한연구 전문 프로그램 ‘38노스’는 황해북도 평산군에 있는 우라늄광산 및 제련공장에서 방사능 오염 물질이 새고 있다고 분석했다. 38노스는 27일(현지시간) “이로 인해 서해까지 방사능에 오염됐는지는 한국 정부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8노스 “영국 언론들 ‘대재앙’ 보도는 과장이지만…”

    38노스는 영국 언론의 보도를 인용하며 한국 정부의 서해 조사를 촉구했다. 미러·선 등은 최근 “평산 우라늄광산 및 제련공장에서 방사성 폐기물이 흘러나온 지 16년이 넘었다”며 “폐기물이 흘러드는 서해 주변에는 한국과 북한, 중국인 6억 명이 살고 있어 대재앙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38노스는 서해 조사 필요성을 주장하면서도 영국 언론의 보도는 과장이라고 평가했다. 38노스는 북한 평산 우라늄광산 및 제련공장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하며 “민간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산 우라늄광산 및 제련공장에서 폐기물이 새나오는 것은 확인했지만 언론이 과장보도를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폐기물 운반 파이프에서 새나오는 물질의 양은 언론이 보도한 것보다 적어 보인다는 것이다.
  • ▲ 상업용 인공위성이 찍은 북한 황해북도 평산군 우라늄 광산 및 제련 공장. ⓒ美38노스 화면캡쳐.
    ▲ 상업용 인공위성이 찍은 북한 황해북도 평산군 우라늄 광산 및 제련 공장. ⓒ美38노스 화면캡쳐.
    38노스에 따르면, 평산 우라늄광산 및 제련공장은 대외적으로 알려진 북한 우라늄광산 및 제련공장 가운데 가장 크다. 위성사진을 보면, 이곳에서 흘러나오는 폐기물은 검은색에 가깝다. 38노스는 무연탄에 함유된 우라늄을 정제하면서 나온 폐기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폐기물을 저장한 저수지 시설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는 없지만, 위성사진으로 볼 때 공장과 저수지를 잇는 파이프에서 폐기물이 유출되는 건 분명하다”고 38노스는 지적했다.

    분석에 따르면, 액체 폐기물은 방사능 오염뿐만 아니라 강한 산성을 띠며 중금속까지 함유하해 생명을 위협한다. 38노스는 “북한은 독성 중에서도 산성을 중화하기 위해 석회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평산 시설에서 폐기물이 유출된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현재로서는 배출된 폐기물이 얼마나 많은 지역을 오염시켰는지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며 “한국 정부가 예성강과 한강 하구 일대에서 환경 샘플링을 실시하면, 평산에서 나온 폐기물이 어느 정도인지 측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균열 교수 “방사능보다 질산우라닐화합물 더 위험”

    서균열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북한 평산 우라늄광산에서 흘러나오는) 방사능 (폐기물)은 극미량이라 위험하지 않다”면서 “하지만 (우라늄 광) 정련 과정에서 흘러나오는 검은 물이 문제”라고 우려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이 검은 물은 질산우라닐화합물이다. 아스팔트처럼 검게 보인다. 서 교수는 “이 물질은 방사능(폐기물)보다 더한 오염물이고, 독극물로 표기된다”며 “이것이 물에 섞여 방류되거나 강에 들어가면 매우 위험하다. 한강이나 강화도까지 이것이 흘러온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