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납품" 주가 띄운 뒤 차익 실현, 무상증여… 알고 보니 美 테슬라 아닌 체코 회사
  •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정상윤 기자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정상윤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일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이하 블루코어)의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를 둘러싼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하는 가운데, 코링크PE가 2017년 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밸류업(이하 배터리펀드)을 통해 배터리업체 더블유에프엠(WFM)을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수상한 거래'를 했다는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코링크PE가 사업목적 변경을 통해 상장사인 WFM의 주가를 띄운 뒤 지분 일부를 108억원에 장외매각해 차익을 실현하고, WFM으로부터 53억원 상당의 주식을 무상증여받았다"는 내용이다. 

    조선일보는 27일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코링크PE는 2017년 10월 직접투자와 배터리펀드를 통해 교육업체였던 WFM을 인수하면서 목적사업을 기존 52개에서 118개로 대거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유망한 업종을 다 끌어모은 것은 작전세력들이 쓰는 전형적 수법”이라는 업계 관계자의 분석을 인용했다. 

    보도에 따르면 원래 WFM은 영어강사를 위한 교재를 팔던 곳이었다. 그런데 이 회사는 코링크PE로부터 투자받은 지 한 달 만인 2017년 12월 “테슬라에 연간 120t의 배터리 소재 공급 구매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비슷한 시기 WFM 이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테슬라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수요를 맞출 것”이라도 말했다. 

    하지만 이 신문이 확인한 결과 WFM이 구매의향서를 체결한 회사는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아니라, 체코에서 건전지를 만드는 ‘테슬라배터리’라는 다른 회사였다. 

    뿐만 아니라 WFM은 이듬해 4월 “자동차부품연구원과 함께 전기차용 배터리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공시했는데, 자동차부품연구원 측은 조선일보에 “그런 회사와 연구를 진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WFM의 올 상반기 배터리 관련 매출은 ‘0원’임에도 이 같은 뉴스가 나올 때마다 주가는 요동쳤다. 코링크 투자계약이 체결된 2017년 10월 WFM 주가는 4300원이었지만 ‘테슬라 배터리’ 뉴스가 나온 2017년 12월에는 5600원으로, 2018년 2월에는 배터리사업 관련 발표로 7300원까지 뛰었다.

    코링크PE는 2017년 기준 조 후보자 처남인 정모(56) 씨가 주주로 등재돼 있다. 2017년 정씨가 코링크에 5억원을 투자했는데 그 중 3억원이 조 후보자 아내가 빌려준 자금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당시 정씨가 액면가 1만원인 코링크PE 보통주를 주당 200만원에 인수한 배경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주광덕 의원은 “조 후보자 일가가 펀드 운용사를 우회해 ‘작전 수법’으로 큰돈을 챙기려 했다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