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5월 국제기구 통한 남한 식량지원 거부
  • ▲ 시진핑이 지난 6월 방북했을 때 김정은은 평양 시민 24만 명을 동원해 대규모 환영식을 열고 집단체조 공연을 보여줬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시진핑이 지난 6월 방북했을 때 김정은은 평양 시민 24만 명을 동원해 대규모 환영식을 열고 집단체조 공연을 보여줬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이 북한에 ‘인도적 지원’ 명목으로 쌀 80만t과 옥수수 20만t을 지원하고, 외화 수입을 늘려주기 위해 관광진흥정책까지 펼치기로 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대북 식량지원은 지난 6월 시진핑이 북한을 방문한 뒤 결정됐다. 중국은 북한에 쌀 80만t과 옥수수 20만t을 배에 실어 북한으로 보낼 예정이다. 식량의 양으로만 보면 김대중 정권이 북한에 보낸 쌀(75만t)보다 더 많다.

    신문은 “인도적 목적의 대북 식량지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위반은 아니지만, 중국 정부는 대북 지원 내용을 공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진핑, 北에 관광객 500만 명 보내라”

    신문은 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방북 이후 북한으로 가는 관광객을 500만 명으로 늘리도록 여행사 등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실제로 북한 북서쪽에 있는 만포시와 중국 지린성 퉁화시를 잇는 압록강대교에서는 매일 저녁 중국으로 돌아가는 관광버스가 줄을 잇는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여행사의 북한관광상품 가운데 가장 저렴한 반나절 관광요금은 500위안(약 8만5000원)이다. 중국 여행사 관계자는 “(북한관광상품은) 연일 만석일 정도로 인기가 높아 희망하는 날짜에 예약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지린성 투먼시와 룽정시에서 출발하는 당일치기 북한관광객은 예년의 3배까지 증가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 5월 방북 조사를 마친 뒤 “가뭄의 영향으로 북한의 지난해 식량 생산량이 전년 대비 12% 감소, 올해 1000만 명 이상이 식량난을 겪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신문은 “이번 보도 내용은 한국 정부 관계자와 중국-북한 무역업자들을 취재한 결과”라며 “북한은 중국의 지원을 받게 되자 한국과는 거리를 두면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끌고 나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지난 5월 국제기구를 통해 800만 달러(약 96억 원) 상당의 인도적 대북 식량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쌀 5만t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러나 북한은 뚜렷한 이유도 밝히지 않고 정부의 인도적 대북 지원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