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개각 발표' 막판 고심… '인사참사' 예방 위해 신중 검토, 이해찬 총선 입김설도
  • ▲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장관 및 장관급 부처 6~7곳을 대상으로 개각을 단행할 전망이다. 개각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인사참사 대비와 총선을 고려한 여당의 ‘간섭’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법무부장관에는 예상대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임명이 유력시된다. 총선 출마를 희망한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장관과 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관 등의 후임으로는 각각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차관과 홍미영 전 인천 부평구청장이 물망에 오른다.

    반면 야권으로부터 강력하게 사퇴 요구를 받았던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대일(對日) 무역전쟁과 북한 미사일 발사 등 당면한 외교·안보현안을 이유로 유임될 전망이다.

    ‘문정인 주미대사’설 돌아

    김상조 정책실장 임명으로 공석이 된 공정거래위원장에는 조성욱 서울대 경영대 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사의를 밝힌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도 교체 가능성이 높다. 각각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한상혁 변호사 등이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아울러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주미대사에 발탁될 것이라는 설도 나왔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최근 개각 최종 명단을 검토함에 따라 8일 발표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오전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오늘(8일) 개각 발표는 없다"고 일축했다. 청와대가 막판에 고심을 거듭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막판 제외된 김수현, 논문표절 의혹… 與, '인사참사' 우려한 듯

    특히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로 유력하게 검토됐던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돌연 제외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내년 4월 총선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최근 김 전 실장의 TK(대구·경북) 출마를 강력하게 요청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지난달 25일 구미에서 문 대통령을 만나 김 전 실장의 대구나 경북 구미 출마를 직접 요청했다"고 전했다.

    김 전 실장의 경우 당초 논문표절 등 검증 과정에서 문제의 소지가 발견됐다는 의혹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논문표절은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7대 인사원칙'에 저촉되기 때문에 '인사참사' 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를 방어하며 힘을 쏟았던 여당이 이번엔 선제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의 입김이 개각에 영향을 준 일화는 또 있다. 지난 3월 우상호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검토되다 개각명단에서 갑자기 빠지자 민주당은 사실 이 대표의 만류가 있었다고 뒤늦게 밝혔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6월 관훈토론회에서 청와대 인사논란에 대해 "최근 자연스러운 소통과 의사전달이 시작됐다"며 "한두 달 안에 모든 것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그동안 경험하고 판단한 것보다는 개선될 것"이라고 변화 의지를 밝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후임 찾기가 난항에 부딪히는 문제 등으로 당분간 유임될 것으로 전해진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또한 총선 출마를 희망하면서 개각 대상으로 거론됐으나, 앞서 조동호 과기부장관 후보자 낙마에 이어 이번에도 마땅한 후보자를 찾지 못해 유임 전망이 나온다. 이번 8·9개각은 김연철 통일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진영 행정안전부장관 후보자 등이 지명된 지난 3·8개각 이후 5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