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중국압송악법 파동의 현재와 내막 ②시위대, 예고와 다른 정부시설 포위 농성”
  • ▲ 완차이 경찰총부 앞에서 경찰과 대치중인 시위대ⓒ허동혁
    ▲ 완차이 경찰총부 앞에서 경찰과 대치중인 시위대ⓒ허동혁
    홍콩 도주범 조례, 일명 ‘중국압송악법’ 파동과 관련해, 학생들이 중심이 된 시위대는 20일 예고했던 곳과는 다른 정부 시설을 상대로 21일 아침부터 농성하고 있다.

    각 학생단체 연합은 20일 오후 5시까지 5개 요구사항(람 행정장관 사퇴, 법안 완전 철회, 시위 구속자 전원석방, 6월 12일 시위의 폭동규정 철회, 발포 명령자 조사 및 문책)을 수용하지 않으면 21일 오전 7시부터 입법회, 정부 총부(청사), 행정장관 집무실 및 관저를 포위하겠다고 예고했었다.

    21일 정부총부는 폐쇄됐고 입법회 오후 회의는 취소됐다. 그러나 시위대는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노렸다. 오전 10시경 입법회 앞에 모인 1만 명이 넘는 시위대는 하코트 로드를 점거한 뒤 걸어서 5분 거리인 완차이 경찰총부를 포위했다. 이윽고 애드미럴티의 법원청사, 완차이의 세무국 및 이민국 청사에 진입했다.

    시위대는 경찰총부를 제외한 시설에는 소수만 남아 업무방해를 시도하거나 철수했으며, 대부분은 경찰총부로 돌아왔다. 이들은 원래 오후 7시 30분 지난 시위에서 자살자가 발생한 애드미럴티의 퍼시틱 플레이스 쇼핑몰로 이동할 계획이었으나, 오후 8시 현재 경찰총부를 포위하고 있다.

    아직까지 시위대와 당국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21일 아침 입법회에서 만난 민주파 페르난도 청(張超雄) 의원은 필자에게 “오늘 시위는 비폭력을 관철할 것이라고 들었다. 민주파가 주도하는 시위가 아닌 만큼 오늘은 추이 관찰만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 ▲ 시위대에 의해 봉쇄당한 경찰총부 출입문. 오른쪽 아래 계란투척 흔적이 보인다.ⓒ허동혁
    ▲ 시위대에 의해 봉쇄당한 경찰총부 출입문. 오른쪽 아래 계란투척 흔적이 보인다.ⓒ허동혁
    일부 시위대는 경찰이나 경찰총부를 향해 계란을 던졌으며, 건물 주변의 모든 감시카메라를 검은 테이프나 비닐봉지 혹은 우산으로 가렸다. 또한 건물 출입문에 빗자루와 우산을 꽂아 봉쇄했다. 이들은 매우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시위대는 경찰총부 앞에서 “경무처장 나와라” “의사를 석방하라”를 외쳤다. 경찰은 6.12 시위때 과잉진압에 대한 부담때문인지 시위대의 이런 행동들에 대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의 반응은 소극적이다. 사퇴요구를 받고 있는 율정사 사장(법무장관)은 21일 오전 짤막한 사과 성명만 발표했다. 다른 정부 고위인사 누구도 시위대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정부는 같은 날 저녁 “법안 심의를 정지시킨다고 발표했으니 제발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호소문을 발표했지만, 아직도 ‘법안 심의 철회’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민주파 의원들은 21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이 모든 것은 캐리 람 행정장관이 원인이다. 시민 앞에 당당하게 나와서 대화하라”고 촉구했다.

    오늘 시위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와 연관이 있다. 민주파 진영은 26일 도심에서 ‘G20 Free Hong Kong 집회’ 개최를 예고했다. 이들은 28일 이전까지 각종 시위를 통해 중국 시진핑 주석이 참석하는 G20의 다른 정상들에게 최대한 어필을 하려 하고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