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뜬금없이 황교안 공격 나서… "대권주자 선호도 바닥권" 여론에 위기감
  • ▲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의 빈소 앞에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 대표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반대하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뉴데일리DB
    ▲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의 빈소 앞에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 대표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반대하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뉴데일리DB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한 비난 공세를 높이고 있다. 여권 내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에서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박 시장이 1위인 황 대표를 공격해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 시장은 11일 페이스북에 황 대표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황교안 대표께서는 지금 국민들의 삶이 지옥 같다고 이야기하셨다. 그러니까 더더욱 추경이 필요한 것”이라며 “국민의 삶을 볼모로 한 정치인의 어떤 행동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추경의 국회 통과를 제1야당이 반대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고통보다 제1야당의 투쟁이 더 중요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민생추경이라더니… 알고 보니 ‘가짜뉴스’?

    박 시장은 “서울시도 2조8657억원의 추경안을 편성했다”며 “국회에서 추경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미세먼지와 민생문제 두 개의 서울시 사업들이 모두 정부 추경과 매칭돼 있기 때문에 국회의 추경안 통과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생경제를 위한 추경”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생 제를 위한 추경”이라는 박 시장의 주장과 달리 서울시가 지난달 23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2조8657억원의 추경 중 경제 활성화에 소요되는 예산은 2.3%인 67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생’을 볼모로 황 대표를 향한 ‘막가파식’ 정치공세를 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명 자유한국당 서울시의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서울시 전체 2조9000억원의 추경안 중 경제 활성화에 편성된 예산은 670억원에 불과했다”며 “그에 반해 아동수당 등 복지분야에 3813억원, 청년수당 및 공공 와이파이 확대 등 포퓰리즘 정책들에 1044억원, 무상급식 등으로 재원이 열악해진 자치구 재정 지원에 6732억원이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앞서 박 시장은 1일에도 팟캐스트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 황 대표를 향해 ‘정치공세’를 퍼부었다.

    그는 방송에서 “황 대표는 공안검사로서 충실한 사람이었고, 그간 권력의 길을 계속 쫓았다”며 “공안검사는 크게 보면 독재정권의 하수인이고 손발”이라고 공격했다.

    박 시장은 또 “황 대표는 1989년 임수경 방북사건의 주임검사였고, 나는 주임 변호사였다”며 “황 대표는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썼고, 나는 국가보안법 폐지론을 썼다”고 주장했다.

  •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는 6차 대규모 장외집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한 비난 공세를 높이고 있다.ⓒ박성원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는 6차 대규모 장외집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한 비난 공세를 높이고 있다.ⓒ박성원 기자

    정치권 일각에서 황 대표를 향한 박 시장의 ‘뜬금없는’ 공격에 대권주자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박 시장이 황 대표 공격을 통해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져보려는 속셈 아니냐고 본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지난달 27∼3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2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0%p)에서 박 시장은 4.7%로, 황 대표(22.4%), 이낙연 국무총리(20.8%), 이재명 경기지사(10.1%),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5.3%), 김경수 경남지사(4.8%)에 이은 6위를 기록했다.

    “朴, 黃 때려 대권주자 어필?... 시장 직무나 잘해라”

    '한국리서치'가 <한국일보>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한국리서치가 이달 6~7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p)결과 박 시장은 5.4%를 기록했다. 1위는 황 대표(17.7%)이고, 이어 이낙연 국무총리 (12.0%), 유시민 이사장(9.9%)이 뒤를 이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박 시장이 자신의 기대와 달리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에서 답보상태를 보이며 좀처럼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어, 연일 '강경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며 “서울시장이 여당 대변인도 아니고, 야당 대표를 계속 비난하며 반사이익을 노릴 때도 아니다. 시장으로서 자신의 직무를 다해야 할 때”라고 비판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