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함 유족 등 보훈·유공자 오찬에 '김정은' 담긴 브로셔… 유족들 "밥먹다 급체" 분노
  • 청와대가 현충일을 이틀 앞둔 지난 4일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들을 초청한 오찬자리에서 북한 김정은의 사진이 담긴 안내서를 배포해 참석자들의 반발을 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찬에 참석했던 고(故) 한상국(제2연평해전 때 전사) 상사의 아내 김한나 씨는 5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 출연해 "밥을 먹다 급체해서 중간에 여러 번 화장실에 다녀왔다"며 "나중엔 대리운전기사를 불러 겨우 집에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에 김세의 전 MBC 기자는 "김한나 씨가 청와대 오찬에 갔다가 급체해서 돌아온 이유는 이 브로슈어 때문"이라며 이날 청와대가 오찬 참석자들에게 나눠준 5쪽짜리 안내서를 공개했다.

    김 전 기자는 "이 브로슈어를 보면 5페이지 중 2페이지에 북한 김정은의 얼굴이 나온다"며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부부가 나란히 찍은 두 장의 기념사진이 오찬 메뉴와 함께 나온 브로슈어에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진을 보고 유가족분들이 굉장히 동요하셨는데, 그 중 6·25 전사자 유족인 김성택 씨가 일어나 '평화나 화해도 좋지만 전쟁을 일으킨 침략자의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던 것"이라며 "많은 언론이 이분의 발언을 청와대가 사후 브리핑에서 뺐다는 점만 보도했는데 정작 이런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아무도 얘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이와 관련, 김한나 씨는 "당시 고(故) 서정우(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 하사의 모친 김오복 씨께서 이걸 보시더니 옆 자리에 있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이건 아니지 않느냐. 우리가 먼저 사과를 받아내야 하지 않느냐. 사과 없이는 평화도 무엇도 올 수 없다'고 말씀하셨고, 함께 계신 다른 어머님과 저도 동의했다"며 "그때 발언권이 있으신 김성택 씨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용석 변호사는 "연평해전은 북한 김정일이 일으킨 것이고,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폭침은 북한 김영철이 김정은의 지시를 받고 일으킨 것"이라며 "그런 도발행위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 가족을 모셔 놓고 이런 사진을 배포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70년 적대를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그림을 내딛자'는 대통령의 제안도 좋지만 아무리 좋은 얘기라도 때와 장소를 가려가며 해야 한다"며 "이는 5.18 유공자들을 모아 놓고 전두환 대통령 부부와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나란히 손을 맞잡은 사진을 배포한 격"이라고 꼬집었다.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