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기 전 비서관 “광주를 오가는 내내 ‘지금 어딜 가는 거냐’반복했다”
  • 전두환 전 대통령 (88) 이 지난 11일 5.18 광주사태 관련 사자(死者) 명예훼손 재판 출석 사실을 현재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오늘 오전 필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같이 밝히며, “전 대통령은 광주를 오가는 차안에서 내내 ‘지금 어딜 가는 거냐’를 반복했다”고 당일 상황을 전했다.

    민 전 비서관의 설명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지난 1995년 투옥 당시 단식투쟁 후유증으로 단기적인 기억력이 쇠약해졌다. 아침에 양치질을 한 사실도 기억하지 못해 10번씩 양치질을 하는 일이 있는 등 5분 전의 일조차 금방 잊어버린다고 한다. 또한 알츠하이머 치료약을 매일 정기적으로 일정량을 복용해야 하는데, 복용사실도 금방 잊어버려 이순자 여사가 24시간 밀착하며 약수발을 해야 한다고 한다.

    전 전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알던 사람들은 기억을 잘 하지만, 최근 알게 된 지인들은 전혀 기억하지 못해, “지금 대통령이 누구냐”고 묻는가 하면, 현재 초등학생인 막내손자들조차 기억을 못하는 상태이다.

    민 전 비서관은 “전 전 대통령은 현재 광주에 다녀오신 일을 젼혀 기억하지 못한다” 고 11일 광주 재판 참석 과정을 전하며, 왕복하는 차량에 동승한 이순자 여사의 말을 인용, 차 안에서 “비가 오는데 어딜 가는 거냐, 거기는 왜 가는 거냐”를 반복했다고 전했다. 고속도로 주행 중 화장실을 가려고 휴게소를 들렀지만, 대기 중인 기자들 때문에 차에서 내릴 수 없었다고 한다.

    때문에 서울로 돌아올 즈음 비뇨장애 혹은 요로폐색이 의심되는 통증을 느껴, 급히 연희동 자택 인근의 신촌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을 찾아 간단한 치료를 받고 당일 자택으로 귀환했다고 한다.

    이어 민 전 비서관은 최근 일부 언론의 전 전 대통령의 골프장 출입 보도에 대해, 이순자 여사가 친목 모임차 한 달에 한두 차례 골프를 치는데, 약수발 때문에 전 전 대통령 혼자 자택에 있게 할 수 없어 항상 같이 골프장에 간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를 제외하고는 거동에 불편함이 없어 골프를 칠 수 있다는 것이다. ‘골프 타수를 외우고 다닌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1홀 치는데는 한 자리수 덧셈실력만 필요할 뿐이다. 전체 타수는 캐디들이 다 기록해서 일일이 외울 필요가 없다. 문제는 다음 홀을 칠 때 전 전 대통령이 바로 전 홀에서 친 타수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민 전 비서관은 마지막으로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골프가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TV 건강프로를 본 적이 있다. 이런 것으로 문제삼는건 어불성설이다” 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