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 드 골 함, 프리깃 함, 핵잠수함 등과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 순항
  • ▲ 샤를드골: 프랑스 핵항모 '샤를 드 골' 함. 출처: 미국해군 웹사이트
    ▲ 샤를드골: 프랑스 핵항모 '샤를 드 골' 함. 출처: 미국해군 웹사이트
    프랑스 국방부가 3월부터 5개월간 인도·태평양지역에 자국 유일의 핵추진 항공모함 ‘샤를 드 골’ 함을 파견한다고 지난 2월21일 발표했다.

    일본 NHK는 2월22일 샤를 드 골 함은 파견기간에 일본 해상자위대와 사상 첫 합동훈련을 실시할 예정인데, 5개월간이나 파견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AFP는 이와 관련, 프랑스는 파견기간 중 미국·영국·프랑스·포르투갈·덴마크·이탈리아 해군과 합동작전을 펼친다고 보도했다. 이들 국가의 현재 영향권과 과거 식민지를 합치면 거의 전 세계 해역이 해당한다. 프랑스 파견함대는 샤를 드 골 항공모함 1척, 프리깃함 2척, 보급함 1척 및 핵잠수함 1척으로 구성된다. 파견기간에 중국과 인접국 간 영유권 분쟁이 벌어진 남중국해는 항해하지 않는다고 프랑스 국방부는 발표했다.

    1994년 취역한 샤를 드 골 함은 배수량이 4만2000t이며, 라파엘 M,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통제기 등 최대 40대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다. F-18 슈퍼호넷 전투기도 탑재 가능하다.

    주요 참전 및 파견 이력으로는 2001년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과 2002년 인도-파키스탄 위기가 있다. 프랑스는 미국을 제외한 유일한 핵추진 항공모함 보유국이며, 유럽 최강의 해상 항공전력을 보유했다고 평가된다.

    프랑스는 태평양의 뉴칼레도니아, 프랑스령 폴리네시아(타히티), 인도양의 레유니옹 등지에 식민지를 보유했으며, 이 일대 인구는 160만 명에 달한다. 프랑스는 인도·태평양에서 가진 영향력을 바탕으로 최근 호주와 군사적 유대를 강화하고 나섰다. 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와 호주 중서부 브리즈번까지는 비행기로 2시간, 거리로는 1469km이며, 호주는 프랑스 인접국 중 가장 긴 해안경계선을 가진 나라다.

    AFP는 지난 2월 중순 호주와 프랑스가 미화 350억 달러 상당의 잠수함 건조계약을 했다며, 이는 영국과 중국의 최근 동향과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 ▲ 프랑스-호주 지도: 태평양 도서 및 호주 위치도.  출처: infoplease
    ▲ 프랑스-호주 지도: 태평양 도서 및 호주 위치도. 출처: infoplease
    실제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호주를 국빈방문하면서 인도·태평양지역에서의 호주-프랑스 및 인도 간 유대공조를 강조했고, 양국 관계자들은 그 이후 수시로 호주-프랑스 관계가 유례없이 긴밀해졌다고 말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미국의 인도·태평양함대 사령관 필 데이비드슨 제독은 지난 1월 인도에서 “인도·태평양상에서의 미래 번영은 미국만이 아닌 이 지역 모든 국가들을 포괄한다”고 발언했다. 이는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프랑스 외교부 고문 필립 에하는 AFP와 인터뷰에서 “프랑스는 세계에서 제일 넓은 경제무역권을 가졌기 때문에 해상질서 유지 문제는 프랑스로서는 추상적 개념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남중국해에서 해상질서가 유지되지 않으면 장래 북극과 지중해, 그리고 인도양까지 위협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주는 자국 외교가 중국에 의해 도전받고 있다며 프랑스의 이런 접근을 환영했다. 호주의 외교정책 싱크탱크인 '로위 인스티튜트'의 마이클 풀리러브 수석연구원은 “중국은 약자를 존중하지 않는다. 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중국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호주는 최근의 브렉시트 소동으로 외교력이 약화된 영연방 종주국 영국과 관계도 다시 설정하고 있다. 호주는 영국의 국제적 (패권) 의욕이 상당히 약해졌다고 판단해, 항공모함 등 국제 군사력을 가진 프랑스가 대안 전략 파트너로 안성맞춤이라고 풀리러브는 주장했다.

    풀리러브는 또한 <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 리뷰>지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 시대에 호주는 거대하고 창조적인 외교정책을 펼쳐야 한다” 며 과거 영국이나 프랑스와 같은 초지역적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호주는 현재 국방비가 전체 예산의 2%를 넘어섰으며, 이는 과거 호주의 ‘저가안보시대’의 종식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