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냐, 오세훈이냐… 투표 결과에 당심·민심·진심 드러날 것" 관심 집중
  • ▲ 27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사진은 지난 14일 대전에서 열린 합동연설회 전경. ⓒ정상윤 기자
    ▲ 27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사진은 지난 14일 대전에서 열린 합동연설회 전경. ⓒ정상윤 기자

    자유한국당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9부 능선을 넘어 하루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7개월간의 비대위체제를 마무리하고 향후 2년간 제1야당 '한국당호'를 이끌 키를 쥘 새 얼굴은 누구일까. 향후 한국당 행보의 '반절'을 결정할 이번 전대 관전 포인트 몇 가지를 짚어봤다.

    문재인 정부는 2016년 조기대선으로 출발해 집권 3년차에 접어들었다. 야권이 염원하는 '정권교체' 가능성은 내년 총선에서 판가름난다는 것이 정가의 지배적 관측이다. 총선 공천 권한이 당대표에게 모아진다는 점에서 이번 당대표선거는 멀리는 차기 대선까지 내다볼 척도가 된다는 분석도 있다.

    당심은 누구에게로

    26일 현재 한국당은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시작된 여론조사는 이날 오후 10시까지다. 여론조사기관 세 곳에서 일반국민 3000여 명을 상대로 유무선 전화여론조사를 진행중이다. 앞서 23~24일에는 당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을 상대로 한 모바일 및 현장투표가 실시됐다.

    한국당 전대는 책임당원·일반당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투표(모바일 포함) 및 대의원 현장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임기 2년의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일반국민 여론이 반영되는 비율보다 당원선거인단 투표 반영비율이 2배 이상이다. 사실상 당내 지지도, 즉 '당심(黨心)'에 따라 당대표 선출이 판가름날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당심과 민심 사이 격차?

    전당대회를 목전에 두고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 당내 지지도는 황교안 후보가 선두에 서 있고, 이후 김진태, 오세훈 후보 순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일반국민 선호도에서는 오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황 후보를 따돌리고 1위를 선점했다는 결과도 나왔다.

    친박계로 평가되는 황·김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 기간 내내 '박근혜 탄핵'을 놓고 비박계 오 후보와 맞섰다. 황·김은 "탄핵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을 펼쳤고, 오 후보는 중도층 표심을 의식한 듯 "탄핵을 인정해야 한다"고 받아치며 이견을 제시했다.

    종합적으로는 황 후보가 우세를 점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나, 투표함을 열었을 때 당원선거인단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결과 간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민심과 당심이 많이 벌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 ⓒ리얼미터 홈페이지 캡처
    ▲ ⓒ리얼미터 홈페이지 캡처

    김진태 vs 오세훈 대결, '한국당 정체성' 가릴 듯

    김 후보와 오 후보의 득표율도 큰 관심거리다. 김 후보는 '이념정당'을, 오 후보는 '개혁보수정당'을 표방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26일 "이 두 후보가 각각 얼마를 득표하는지 보면 향후 한국당의 정체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후보는 이번 선거기간 내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당초 황 후보와 '빅2'로 선거를 치를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던 오 후보는 타 후보들과 차별화를 위해 '중도 기치'를 내걸었으나 당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그는 지난 21일 부산 합동연설회에서 "김진태를 목청껏 외치는 분들 보기 좋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총선에서 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김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 합동연설회를 소위 '쓸었다'는 평을 받았다. 그간 김 후보는 '빅3'에서 제외돼 '2부 리그 주자'라는 언론의 평을 받았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는 달랐다. 김 후보 지지자들이 압도적 세를 과시한 것이다. 이에 '결과와 관계없이 전대 최고 수혜자는 김진태, 이름 확실하게 알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북회담과 겹친 일정에 우려도

    당내 최대 이벤트인 전당대회가 미북정상회담과 겹쳐 흥행에 성공할지도 하나의 포인트다. 한국당은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지지율을 한 자릿수대로 좁히며 바짝 추격했다. 이번 전대를 통해 '컨벤션 효과'를 노린다는 방침이었으나, 공교롭게 미북회담과 일정이 겹치면서 흥행 여부도 변수가 됐다.

    이 때문에 홍준표 전 대표 등 유력 당권주자 6명이 보이콧을 선언하며 "전대를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한국당은 "우리는 우리대로 간다"며 기존 일정대로 행사를 진행하기로 한 상황이다.

    한국당 전당대회 당원선거인단 투표율은 최종 24.6%를 기록했다. 대의원을 제외한 선거인단 36만9952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및 현장투표를 이틀간 실시한 결과 총 9만94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27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8000여 명의 대의원 현장투표를 마지막으로 모든 투표절차는 종료된다. 한국당 당대표와 최고위원은 책임당원과 일반당원, 대의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투표(70%)와 국민여론조사(30%) 합산으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