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으로 출발 전 트윗… 원유 딜러들 "트럼프 트윗, 시장에 미치는 영향 막강"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유가와 관련해 올린 트윗. 이 트윗으로 국제석유시장에서 수십억 달러가 사라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유가와 관련해 올린 트윗. 이 트윗으로 국제석유시장에서 수십억 달러가 사라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쳐.
    “석유 값이 너무 비싸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한 번에 세계 유가가 3% 이상 하락했다. 투자전문매체 <인베스팅 닷컴>에 따르면, 미국 시간으로 25일, 런던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랜트유는 전날 대비 3.6% 하락한 배럴당 64.85달러, 뉴욕에서 거래되는 미국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3.1% 떨어진 67.7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2차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으로 떠나기 전에 트윗 하나를 썼다. “석유 값이 너무 비싸다. OPEC, 제발 좀 진정해라. 세계는 가격 상승에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취약하다”는 게 다 였다. 이 트윗 한 번에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자, 투자 전문매체는 물론 일반 언론까지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투자전문매체 <인베스팅 닷컴>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자체보다는 그의 정책이 갖고 있는 불확실성 때문에 석유시장이 요동치는 것으로 해석했다.

    <인베스팅 닷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이란의 석유수출 금지와 관련된 트윗을 올려 시장을 흔든 적이 있었다. 지난해 여름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는 미국 중간선거에 앞서 국제유가에 우려를 표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기 위해 석유 감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란은 당시 석유수출이 금지된 상황이어서 OPEC과 러시아가 석유생산량을 늘여도 별 문제가 안 될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직전에 이란 석유 수입과 관련해 예외국가들을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석유생산을 늘리던 OPEC과 러시아는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을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과 12월 말까지의 유가 추이를 보면, 브랜트유와 WTI 가격은 40% 가까이 하락, 산유국들은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는 게 <인베스팅 닷컴>의 분석이었다.

    이에 OPEC과 러시아는 올해 1월부터 다시 석유 감산을 재개하기로 했고, 미국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에 대해 제재를 가하면서 국제유가는 20% 이상 상승했다. 그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석유가격을 놓고 트윗을 올린 것이었다.

    <인베스팅 닷컴>은 “트럼프의 트윗이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는 국제원유시장 딜러들의 이야기도 전했다. 원유시장 딜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이라면, OPEC이 좌지우지하는 석유시장 질서를 뒤집기 위해 국가전략비축유를 방출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