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오디션 15곳 중 9곳 청년·여성… TK 기성 정치 세대 교체 실패
  • ▲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자유한국당 조직위원장 선발 공개오디션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
    ▲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자유한국당 조직위원장 선발 공개오디션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실시한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 공개오디션에서 3040 청년·여성들이 대거 선발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당은 12일 국회의원 선거구 15곳 조직위원장 공개오디션을 마무리했다. 오디션 결과 15곳 중 9곳에서 청년·여성 등 정치 신인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디션 마지막 날인 이날 한국당은 경기 성남 분당구을, 강원 원주시을, 충남 당진시,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경북 고령·성주·칠곡 등 5개 지역에 대한 공개오디션을 진행했다.

    첫 일정부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성남 분당을 조직위원장에 정치신인 김민수(41) 한국창업진흥협회장이 현역 비례 국회의원인 김순례(64) 의원을 꺾고 당선된 것이다. 

    강원 원주시을에서도 기자 출신인 40대 IT벤처기업가 김대현(41) 스쿱미디어 부사장이 89점을 얻어, 이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이강후(66) 전 의원을 너끈하게 눌렀다. 

    청년은 아니지만 충남 당진에서는 정용선(55) 전 충남지방경찰청장이 해당 지역구에서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동완(61) 전 의원에 승리를 거두며 조직위원장직을 차지했다.

    앞서 진행된 오디션에서도 여성·청년 정치신인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오디션 첫날인 10일에는 오디션 지역 5곳 중 4곳에서 3040 세대 조직위원장이 탄생했다. 한국당의 기름진 텃밭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을과 송파병에서는 30대 초반의 청년 정치인이 선출돼 이목이 집중됐다. 

    강남을에선 정원석(31) 청사진(2030 보수청년 네트워크 정치 스타트업) 대표가, 송파병에선 김성용(33) 한국당 정당개혁위원회 위원이 당선됐다. 같은 날 진행된 부산 사하갑과 경기 안양만안에서는 40대 조직위원장이 선출됐다. 

    황춘자 전 서울 용산 조직위원장이 권영세 전 의원을 누른 것도 이목을 끌었다. 권영세 전 의원은 16~18대 국회의원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주중대사를 지내 오디션 전부터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의 '셀프사퇴'로 관심을 모은 양천구을 오디션에서는 40대인 손영택(47) 변호사가 오경훈(55) 전 의원을 꺾고 조직위원장이 됐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정치 신인이 강세를 보였지만,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 등 영남권에서는 기존 유력 인사들이 대거 승리하는 양상을 보였다. 

    12일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 오디션에서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조해진(56) 전 의원이 신도철 숙명여대 교수(63), 박상웅 자유미래포럼 창립 회장(59)을 누르고 승리했다. 

    경북 고령·성주·칠곡에서는 재선 기초단체장 출신인 김항곤(68) 전 성주군수가 당선됐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지역구인 경북 경산시에선 윤두현(58)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대구 동구 갑에선 이 지역구에서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류성걸 전 의원이 승리했다. 

    이번 공개 오디션은 지역별 지원자 2~3명이 자기 소개, 지원자간 상호토론, 조강특위 위원과의 질의응답, 평가단 질의응답 등을 통해 조직위원장으로서의 자질과 정책 전문성, 경쟁력, 대여투쟁력을 평가받은 뒤 곧바로 결과를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평가는 조강특위 위원 7명과 전국 시도별 당원으로 구성된 평가단 50명이 진행했다. 조강특위 위원과 평가단의 배점 비율은 60대 40이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결과에 대해 "우리나라 정당 역사상 최초로 실시한 조직위원장 공개오디션이 오늘로 마무리됐다. 많은 분들께서 신선하다며 격려해 주셨다"며 "무엇보다도 젊은 세대가 보여준 실력과 가능성에서 희망을 보았다"고 밝혔다. 

    한편 조강특위는 공모를 통해 새로 인선할 선거구 총 79곳 가운데 10∼12일 공개오디션으로 뽑은 15곳을 제외한 64곳의 조직위원장을 13일까지 인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