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산 복제약 두고 오리지널 약 선택…"북한이 원했다"
  • 정부가 북한에 독감 치료제로 국산 제네릭(복제약)이 아닌 스위스산 오리지널 약을 선택한 것을 두고 이언주(사진) 바른미래당 의원이 북한에 조공을 바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게 인도적 지원이라고요? 주는대로 받아야지 우리나라 약도 아니고 스위스제를 사서 달라고요? 그런다고 해달란대로 해줍니까?라고 말하며 국산 의약품을 택하지 않은 정부의 결정에 의아함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이렇게 우리가 시혜적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도와주는 게 아니라 거기 요구하는대로 넙죽 갖다 바치는 건 지원이 아니라 '조공'이라 부른다"며 "뭐 김정은 정권에 약점이라도 잡혔습니까? 이렇게 질질 끌려다니게"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이런 식이니 자기들 투자받을 자격도 안되는 주제에 우리 재벌들보고 투자안한다고 시비걸며 '냉면이 목구멍에 넘어갑네까?'라고 조롱했던 것 아니냐"며 "더이상 이런 저자세로 조공이나 바치는 남북교류나 인도적 지원은 그만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옛날 얘기하는데 그때는 복제약이 없을 때였고 이젠 상황이 다른데 말이 되느냐"며 "안그래도 우리 코가 석자인데 더이상 국민들 자존심 상하게 북한에 일방적으로 갖다바치는 행태는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北이 콕 찍어 타미플루 원했다"

    앞서 통일부는 '타미플루' 20만 명분 구매비용과 수송비 등 317만 달러(약 35억6000만 원)를 남북협력기금에서 조달해 사용하겠다며 8일 열린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독감 관련 대북물자 지원에 대한 남북협력기금 지원안'을 의결했다.

    정부가 북한에 독감 치료제를 보내는 것은 2009년 이명박 정부 시절 타미플루 40만 명 분량을 전달한 것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엔 타미플루 국산 복제약이 개발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52개 제약업체에서 163개 품목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와 통일부는 최근 스위스 로슈 사의 독감 치료제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코메디닷컴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한 관계자는 "국산 제네릭을 고민 안한 건 아니다. 절차상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콕 찍어 로슈의 타미플루를 원했다"고 실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