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남수단 출신 토마스 씨 제83회 의사국가시험 합격 "신부님 가신 길 따라 걷고파"
  • ▲ 의사가 된 이태석 신부 제자 토마스 타반 아콧(33)씨가 지난 1일 인제대 의과대학 졸업식에서 이태석 신부 흉상에 학사모를 씌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의사가 된 이태석 신부 제자 토마스 타반 아콧(33)씨가 지난 1일 인제대 의과대학 졸업식에서 이태석 신부 흉상에 학사모를 씌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수단의 슈바이처'로 불리던 故 이태석 신부. 그가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던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의 한 청년이 이역만리 대한민국에서 의사의 꿈을 이뤘다.

    21일 발표된 제83회 의사국가시험 실기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토마스 타반 아콧(34)씨는 이태석 신부의 제자다. 그는 '한국에 가서 의사 공부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이 신부의 권유를 받고 2009년 한국으로 날아왔다. 수단어린이장학회 도움으로 인제대 의과대학에서 공부했다.

    한국에 온 지 9년 만에 '의사 면허증'을 거머쥔 토마스 씨는 2019년 2월부터 부산 인제대백병원에서 인턴과정을 밟고, 전공의 수련·전문의 자격증에 도전할 계획이다. 그의 꿈은 외과 의사로, 전문의가 되면 고국으로 돌아가 내전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토마스 씨와 함께 입국, 의과대학 동기가 된 존 마옌 루벤(31) 씨도 다음 달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미 실기시험은 합격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어 필기시험까지 붙는다면 토마스 씨에 이어 두 번째로 의사가 된 이태석 신부의 제자가 된다.

    토마스 씨는 21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신부님이 왜 나를 한국으로 초대했는지 그 깊은 뜻은 아직 알지 못하지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이태석 신부님과 똑같을 순 없겠지만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봉사의 삶을 살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고 이태석 신부의 의료봉사활동 일화는 '울지마 톤즈'라는 다큐멘터리로 재조명 돼 수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안긴 바 있다. 고인은 2010년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약 9년 동안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마을에 병원을 세우고 헌신적인 의료봉사활동을 벌였다. 2011년 7월 선행의 공로가 인정돼 국민훈장 무궁화장이 추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