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문재인 고향 PK서 민주당 27% < 한국당 39%에 밀려… TK와 '지지율 동조 하락'
  •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정부 여당의 지지율 하락세가 PK(부산, 경남) 지역에서 뚜렷한 양상을 보이자 더불어민주당은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연일 광주형일자리 등으로 호남 챙기기에 바쁜 행보와 달리 영남 지역 현안은 신경을 덜 쓰는 민주당을 향해 '영남 홀대론'이 부상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갤럽이 30일 발표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은 지난주 대비 3%포인트 하락한 41%로 집계됐다. 특히 PK(부산·울산·경남) 지역 지지율은 38%로, TK(대구·경북) 지역 23%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같은 지역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46%)가 긍정평가(45%)보다 앞섰다. PK는 정부 초반기 문 대통령 지지층을 떠받드는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TK 지역과 별반 차이가 없는 '동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27%...한국당 39%에 밀려

    PK 지역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하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PK 광역단체장(부·울·경) 3곳을 석권했고,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부산 16곳 중 13곳, 경남 18곳 중 7곳, 울산 5곳 전 지역을 휩쓸어 재미를 봤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드루킹 댓글조작' 연루 의혹을 받는 위기 속에 정면돌파를 통해 경남 지역 민심을 얻어냈다.

    하지만 민주당 PK 정치권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곳곳에서 불안감이 감지된다. 29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지율도 PK에서 민주당(27.7%)은 한국당(36.6%)에 오차 범위를 넘는 격차로 선두를 내줬다. 지방선거 때 받은 민심의 호응과 온도차가 확실하게 드러나고 있는 모양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최근 회식 때 양옆에 여직원을 앉혔다가 '남성 중심 성(性)인식'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경기 악화가 가장 큰 원인... "경기 나빠질 것" 57%

    PK 지역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지역 경기 악화'가 꼽힌다. 지난 9일 나온 한국갤럽의 '경제 전망' 조사에서 PK 지역은 응답자 57%가 '향후 1년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했다. 또 40%가 '내 살림살이도 나빠질 것'이라고 했다. 향후 1년 경기 전망은 부정 답변이 대구·경북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살림살이에 대한 부정적 전망은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지지율 하락세가 '이영자(20대·영남·자영업자)'의 이탈이 주요 원인이라는 게 민주당의 분석이자 고민이다. 이에 20대를 겨냥한 대안으로 민주당 소속 70년대생 의원 9명의 토크콘서트, 유튜브 채널 '씀'을 시작했고, 자영업자를 위한 당정의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도 발표됐다. 하지만 민주당은 PK를 위한 대안은 뚜렷하게 내놓지 않은 채, 연일 광주형일자리 성공에 공을 들이면서 같은 모델을 도입할 수 있는 지역은 군산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내달 8일 부산 지역 선출직 공무원 150여명이 총집결하는 '선출직 공직자 대회'를 열 계획이다. 대회엔 6명의 국회의원을 비롯, 오거돈 시장과 시의원·구청장·구의원 등 150명의 부산지역 민주당 선출직 공직자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부산 뿐 아니라 경남지역 인사들도 참석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30일 오전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민주당 정부라고, 문재인 정부라고 무조건 다 잘하겠습니까"라며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뼈가 아프게 비판해서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게 국민적 이익이고, 잘하고 있는 건 서로 박수 쳐주고 밀어주고 어떤 국가적인 과제에 대한 대응을 같이 해나가는 거야말로 우리 국민들이 갖는 큰 복"이라고 말했다.

    한국갤럽의 이번 조사는 지난 27~29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에 응답률은 14%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