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인터뷰 공개 “총 맞고 쓰러진 나, 한국군이 포복으로 구조… 큰 감명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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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따르면, 산케이 신문과 만났을 때 “북한군은 10년 넘게 복무하는데 한국군은 2년 남짓 복무하니까 북한에 비해 수월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것이 한국군을 우습게 보는 것처럼 와전된 것이라고. 오 씨는 “당시 통역에 의해 착오가 생겨 그런 기사가 났던 것 같다”며 산케이 신문 측 담당자가 보낸 사과 문자메시지를 기자에게 보여줬다고 한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사람들의 피를 받고 살아났는데 저는 솔직히 한국군에 대해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씨는 특히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하다 북한 경비병의 총에 쓰러진 자신을 한국군 장병들이 낮은 포복으로 구해내는 열감지 영상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때 너무 고맙고 인사를 해야 되는데 솔직히 말해 아직까지 인사할 기회가 마련이 안 됐다”며 말문을 흐렸다.
그가 감사를 표한 다른 한 사람은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였다. 오 씨는 “제 목숨은 솔직히 이국종 교수님의 목숨이나 같은 거”라며 “그러니까 그냥 교수님한테 고마운 것 밖에, 전부 다 고맙기만 하다”고 말하면서 조만간 인사를 드리러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씨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나온 언론 보도 대부분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6월 하나원에서 나온 뒤 서울에 살면서 “한국에서 내 힘으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바닥부터 올라간다는 생각에 막노동을 했다”고 밝혔다. 이때 “한국에서 돈 버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고 한다. 막노동을 했지만 허리 디스크로 오랫동안 일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지금은 사회적 기업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꾸리고 있다고 밝혔다.“산케이서 항공-호텔비 받아... 100만원 남더라”
“귀순자에게 주는 정착금과 시민단체 등을 통해 들어온 후원금으로 차 2대를 샀다가 다시 팔았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그는 “하나원 나올 때 정부에게 받은 탈북자 정착금이 400만 원이고 임대주택이 전부였다”면서 “가구, 냉장고 등 구입하니까 남는 돈도 얼마 없었고, 하나원에서 나오면 신용등급이 6등급인데 어떻게 차를 2대씩 사겠느냐”고 반문했다.
일본에는 한국에서 알게 된 지인이 일본 사람을 소개해 준다고 해서 만나러 갔을 뿐이지 인터뷰를 위해 간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 전에도 일본 히로시마에 관광을 다녀온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산케이 신문 측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것은 아니다. 비행기 값과 호텔비 빼고 100만 원 남았다”고 덧붙였다.
오 씨는 자신이 살인사건에 연루됐다는 소문, 만취한 상태로 JSA를 넘어 왔다는 소문, 시민단체와 정부기관을 돌면서 강연료를 받는다는 소문도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에 오니까 가고 싶은 데 가고, 하고 싶은 거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서 좋다”면서 “아직은 목표를 정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열심히 일해서 세금도 많이 내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 봉사도 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영상 속 오 씨는 북한 사투리를 거의 쓰지 않았다. 고향이 개성직할시라서 그렇다고 한다. 키 177cm에 마른 체형인 오 씨는 머리 염색까지 하고 있어, 겉으로만 봐서는 북한에서 온 청년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게 ‘조선일보’ 측의 평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