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소주성' 고집 여전… 파탄 경제 자화자찬" 野, 혹평

文, 예산안 시정연설… "함께 잘살자는 기조 계속돼야" 주장에, 야당 "정책 철회" 요구

이상무, 이유림 기자 | 최종편집 2018.11.01 17:27:35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여야가 1일 문재인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함께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정부의 재정 운용 방향이 시의적절하다며 예산안의 원활한 통과를 주문했다.

반면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소득주도성장 실패에 대한 인정도 없고 경제 회복에 대한 구체적 방안도 드러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사회안전망과 복지 안에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고 공정한 기회와 정의로운 결과가 보장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며 "함께 잘 살자는 우리의 노력과 정책 기조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단기 성과 없다는 질책은 조급한 재촉"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시정연설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일자리나 혁신성장, 소외계층에 대한 예산 편성안 내용을 설명한 부분에 공감했다"며 "야당이 지적하는 사항이 합리적이고 타당하다면 얼마든지 반영해 예산을 편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당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잘사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러한 경제기조가 우리사회 통합을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할 시대적 사명임을 역설했다"며 평가했다.

이 대변인은 "지금 대외여건의 악화 속에 경제성장률도 2%대로 되돌아가면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때"라며 "일자리,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한다는 운용 방향 또한 대단히 절실하고 시의적절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최근 악화하는 각종 경제지표와 관련해선 "저성장과 저출산, 사회양극화, 주력산업 변화 등은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문재인 정부 2년차,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과제에 대해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지 않는다고 질책하는 것은 너무나 조급한 재촉"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 "실패한 정책 강행하겠다는 독선적 선언"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민은 일자리를 잃고 아파하는데 대통령은 일자리와 경제상황이 악화하는 부분에서 전혀 다른 입장을 내고 있어 걱정"이라며 "공기업·공공기관 고용세습에 대해선 한마디 언급도 없어서 문 대통령이 현실을 너무 부정하는 게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같은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다 같이 못사는 나라를 만드는 정책, 결과의 평등만을 강조하는 예산이 아닌 다 같이 함께 성장하고 잘 살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길 기대했지만, 오늘 시정연설은 실패한 경제정책을 강행하겠다는 독선적인 선언이었다"고 혹평했다.

윤 대변인은 "문 정부는 함께 잘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치적 수사만 가득할 뿐, 경제를 성장시키고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일자리를 늘리고 국민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정부는 국민을 상대로 무책임한 경제정책 실험과 복지 포퓰리즘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바른미래 "경제위기 속 자화자찬-변명만 늘어놔"

바른미래당도 "세금을 얼마 쓰겠다는 재정지출만 장황하게 늘어놨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김삼화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소득주도성장으로 망친 경제를 언제까지 성장통이라 우길 것이냐"며 "일자리가 사라지고 장사가 안되고 세계 최대치로 주식이 폭락하는 경제위기에도 자화자찬과 변명만 늘어놨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문 정부 경제정책을 책임진 장하성 정책실장은 올 연말이면 소득주도성장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 호언장담했다"며 "그러나 고용 참사, 분배 쇼크 등을 초래한데 대한 사과나 근본적 태도 변화는 없었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경제를 살릴 유일한 방법은 소득주도성장 실패를 인정하고 야당이 제안하는 규제개혁을 비롯한 전면적 개혁방안을 전면 수용하는 것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앞두고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與, 22차례 박수… 野는 일제히 침묵

한편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는 동안 모두 22차례의 박수가 나왔다. 하지만 현장에서 여야의 반응은 사뭇 대조적이었다. 문 대통령의 연설은 환호성이나 야유 없이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박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주도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박수 없이 굳은 표정으로 지켜봤고,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의원들은 연설 시작과 끝에 손뼉을 치기도 했으나 연설 도중에는 대부분 침묵했다.

정치권에선 올해에도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위헌 논란', 북한 리선권 냉면 발언에 따른 '외교 굴욕 논란' 등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현안들이 산적해 있어 지난해와 같이 야당의 '기습 시위'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시정연설에서는 야당의 집단 항의 의사 표시가 없었다.

지난해 11월 시정연설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여권의 '방송장악 음모'를 규탄하며 검은 정장 차림을 하고 왼쪽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달았었다. '북핵 규탄 UN결의안 기권 밝혀라', '北 나포어선 7일간 행적 밝혀라'는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의석 앞에 내걸기도 했다.

"소득주도성장 계속" 연설… 민주당만 화답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전 10시2분 본회의장에 '여당석' 통로로 입장하자, 여야 의원들은 기립했다. 문 대통령은 전원이 뜨거운 박수로 환호하는 민주당 의원들과 반갑게 악수를 했다.

이번 연설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시정연설 때와 마찬가지로 PPT(파워포인트) 자료를 순차적으로 본회의장 전광판에 띄웠다. '포용 국가'를 강조하며 소득주도성장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연설 중간 문 대통령이 정부의 지난 성과, 앞으로의 예산안 운용 계획을 설명할 때마다 터져나온 박수는 민주당 의원들만 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약 34분간 진행된 연설을 마치고 퇴장할 때는 '야당석' 통로로 나오면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악수를 나눴다. 악수를 거부하는 한국당 의원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본회의장 뒤편을 돌며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환호를 보내는 이들에게 손을 흔들며 국회를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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