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우 [자유 민주 지키기], 정정현 [山의 향기]
  • ▲ 〈자유 민주 지키기〉ⓒ기파랑
    ▲ 〈자유 민주 지키기〉ⓒ기파랑

    [자유 민주 지키기]

    "민주화를 위한 제도들이 때로는 덫이 된다" 

    저자는 한국의 '자유 민주 지키기'를 위해 체제 존립에 대한 위협과 근원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선고가 결정됐다. 혹자는 이를 '촛불 혁명'이라 명명했으며 각종 언론은 '시민의 힘으로 이룬 촛불혁명', '마침내 승리한 촛불혁명'이라 자축했다. 현 대통령도 '나는 촛불혁명으로 태어난 대통령'이라고 표현하며 '폭력이 아닌 평화의 힘이 세상을 바꾸었다'고 평하였다. 그러나 민주정치의 핵심 가치인 법치주의 원칙과 의회주의를 넘어서는 '국민의 뜻'이 국가의 모든 정책과 방향의 정당화 근거가 될 수 있을까. 국민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을 파면시키고 '직접민주주의'를 내세운 군중집회와 봉기는 민주헌정질서를 변질시키는 또 하나의 '체제전복성' 혁명에 다름없다.

    저자는 2000년을 분수령으로 민주주의의 양과 질이 전세계적으로 퇴보하고 있는 현상을 지적하며, 이러한 추세 속에서 한국의 민주주의 또한 反자유민주주의적 체제로 변질되어가고 있다고 우려한다. 새로이 전개되고 있는 일종의 계급혁명은 각 단계마다 합법적 절차를 내세우고 민주정치가 보장하는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이용하여 대중 투쟁을 벌이는 등 비폭력 수단을 쓴다는 특색을 띠고 있다. 한국의 민주헌정질서도 이러한 세계적 흐름과 함께 '半합법적 혁명'을 거치며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민주주의 퇴보 현상의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자유 민주 가치를 지켜낼 수 있는 것일까. 저자는 민주주의가 수호하려는 공동체의 가치와 이를 실천하는 제도와의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이른바 '민주화된 제도의 덫'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가치와 제도의 끊임없는 동태적 균형'이 이루어져야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

    이상우 지음 | 기파랑 | 270쪽 | 1만5000원 

  • ▲ 〈산의 향기〉ⓒ기파랑
    ▲ 〈산의 향기〉ⓒ기파랑

    [山의 향기]

    한국의 명산 24곳... 그곳에 숨은 역사와 인물들

    책의 저자는 40년 가까이 언론사 사진기자로 일하고 있지만 주로 '사건의 현장'이 아닌, '우리의 산하(山河)'에 포커스를 맞춰왔다. 아마도 그는 전국의 거의 모든 산을 오르내린 사진기자일 것이다. 저자는 항상 "산에 담긴 수많은 역사와 문화를 사진만으로 다 담아내지 못한 점"에 대한 아쉬움을 떨치지 못했다. 이 책의 출발은 바로 이 아쉬움이었다. 사진만으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산 이야기, 그것이 이 책의 뼈대다. 그렇다고 거창하고 형이상학적인 이야기를 둘러대지는 않았다. 저자의 말마따나 "그저 가족끼리, 친구들끼리 도란도란 걸으며 나눌 수 있는 산에 얽힌 얘기 한 구절씩을 주제로 잡아서 풀어낸 책"이다. 물론 저자가 카메라에 담은 아름다운 사진이 독자들의 눈길을 잡아끌고 있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이름을 들어보았을 전국의 24개 명산. 그동안에도 몇 번씩 답파한 이들 산을 저자는 지난 2년 동안 새삼 다시 오르면서 '역사'와 '인물'을 오버랩했다. 남양주 운길산(雲吉山)에서는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의 소박한 인품을 떠올렸고, 전북 부안의 변산(邊山)에서는 애절한 삶을 살다간 기생 매창(梅窓)을 그리워했다. 홍의장군(紅衣將軍) 곽재우(郭再祐)가 지켜낸 산성 창녕 화왕산(火旺山), 퇴계(退溪) 이황(李滉)이 사랑한 봉화 청량산(淸凉山)…. 저자는 말한다. "선조들의 체취를 맡으며"라고. 

    정정현 지음 | 기파랑 | 275쪽 | 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