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독학자의 서재>

공부하는 '별종' 어른들이 말하는 "공부 하는 진짜 이유"

자본주의 최고의 생존 전략

오현지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5.09.24 11:01:29

 

 

 책 <독학자의 서재>의 저자 20인은 누가 시키지도 않은 '공부'를 시작한 별종들이다.
 

평범한 어른 20인이 누가 시키지도 않은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결과는 놀라웠다. '공부'가 힘든 사회생활을 견디는 유일한 즐거움이 되고, 정년퇴직 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또 새로운 직업을 선물하여 돈 버는 일을 즐겁게 만들어 주고, 직업에 전문성을 갖게 해 준 것이다.

이제 공부는 평생 하는 것이고, 그 공부가 삶을 더욱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을 이 책에 담아냈다.

평생 공부를 찾아 나선 20인은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하는 것만 '공부'라고 생각했던 평범한 어른들이였다.

흔히 '공부'는 입시나 취업을 위해 그때만 바짝 하는, '때'가 있는 것, 그리고 스트레스와 압박을 동반하면서도 결국에는 세속적으로, 경제적으로 무언가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 여겨왔다.

누가 무엇을 공부한다고 하면 우선 그 공부에는 목적이 있어야 했던 것이다. 그렇지 않고 "그냥"이라든가, "심심해서"라고 답한다면 그 사람은 영락없이 이상한 사람이 되고 만다.

하지만 그게 진짜 공부일까? 여기 20인의 저자는 단호히 아니라고 답한다. 공부란 내 삶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저자는 "공부의 질료는 생활 곳곳, 주변 구석구석에 숱하게 녹아 있다(김준산)"고 말한다. 또한 공부를 하고 난 뒤 "내 삶은 바뀌었다(김혜은)"고 자신 있게 말한다.

공부를 해서 내면을 튼튼하게 키우면, 남이 무슨 말을 하든, 주위의 시선이 어떻든 자신의 기준에서 흔들리지 않고 사고할 수 있다. "평생의 큰 원칙이 서 있는 사람은 세부적인 실천 항목을 어떻게 세울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제갈인철)"라는 저자의 말처럼 천천히 가더라도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길을 갈 수 있다.

3포 세대, 5포 세대에 이어 달관 세대라는 말까지 나오는 시점에서, 남들과 함께 휩쓸려 막연히 취업을 준비하며 힘들다고 걱정하고 혹은 '어쩔 수 없이' 소박한 삶에서 일시적인 회피 수단(여행이나 음식)으로 행복을 느끼는 삶을 선택할 것인가? 이럴 때일수록 삶 속에서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말해 줄 자신의 내면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20인의 저자들 또한 다들 인생의 어느 순간, 힘들고 허무한 현실을 맞닥뜨린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선택한 것은 한결같이 '공부'였다.

 

우리가 공부를 하는 이유

공부는 자본주의 최고의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고독을 즐길 줄 알며 물욕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은 세상 변화에도 꿋꿋하다. 공부하는 습관은 세상이 혼란할수록 절실해진다. 아무쪼록, 『독학자의 서재』가 ‘평생 공부’의 길에 접어드는 독자들의 마음을 다잡아 주었으면 좋겠다.            

세상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려고 난리법석이다. 길거리를 둘러보라. 이것 필요하지 않느냐고, 이 정도는 가져야 하지 않느냐고 부추기는 광고들로 가득하다. 별생각 없다며 고개를 저으면 세상은 나를 협박(?)하기까지 한다. 남들은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그런데도 그대는 퍼질러 있다. 생존경쟁이 치열한 세상, 미래가 어찌될지 두렵지 않은가?

이렇게 세상이 강요하는 욕망을 다스리는 유일한 방법은 '더 좋은 욕망'을 키우는 것이다. 그러니 행복하려면 고급한 욕구를 '연습'해야 한다. 이것이 공부를 하는 이유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공부'를 제대로 익힌 적이 없다. 그래서 성인 가운데는 공부를 학창 시절, 억지로 참고 견뎌야 했던 활동으로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교수나 전문 연구자들을 빼고 나면 우리 사회에서 공부하는 어른은 '천연기념물'에 가깝다. 하지만 공부는 하면 할수록 영혼과 삶을 튼실하게 만드는 무척 재밌는 활동이다.
 
- 철학박사, 중동고 철학교사 안광복


독학자 20인은 삶이 힘겨울 때 모두 공부를 선택했다


"꼭두새벽부터 출근하며 아등바등 살았지만 비루한 삶만 계속됐다. 술병으로 골골하다가 병원에서 '그러시면 죽는다'라는 소리를 들었다. 전에도 수도 없이 들었던 말이지만, 그날따라 아주 다른 소리로 들려왔다. 그 순간, 나는 뜻밖에도 '철학 공부 모임'을 찾아갔다" (강민혁)

"평범한 엄마도 공부할 수 있다. 엄마가 공부한다는 것이 신기한 일이 아닌데도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더구나 실용적인 공부가 아닌 무용의 인문학을 공부한다고 하면, 애들 다 키워 놓고 하라거나 대놓고 팔자 좋다고 비아냥댔다. 공부가 그렇게 특별한가. 사람에 대한 공부가 인문학이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당연히 해야 할 공부가 아닌가?"(김혜은)

"육체와 정신의 균형이 무너질 때 생의 균열이 찾아오는 법이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 해외사업팀에 입사했다. 그때부터 노동만 했지 공부는 전혀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자만심이 내 영혼을 지배해 버렸다. 자신감 하나로 세운 회사는 설립 직후 폭삭 내려앉아 버렸다. 그 후 낮에는 빚을 갚기 위해 일하고 밤에는 자꾸만 허물어지는 정신을 다잡기 위해 문학을 펼쳤다"(제갈인철)

 

저자소개


강민혁

대학을 졸업하고 은행에서 밥벌이를 한다. 뒤늦게 찾아간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철학을 만나 새로운 삶에 들어섰다. 틈틈이 친구들과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지금은 남산에 자리 잡은 ‘감이당’에서 철학과 의역학을 공부한다. 그동안 플라톤, 세네카 등을 비롯해서 마르크스, 푸코, 들뢰즈, 루쉰 등 철학자들의 사유를 공부했다. 앞으로도 ‘나’와 나를 둘러싼 ‘존재’들에 대한 공부를 계속할 것이다. 『자기배려의 인문학』이라는 책을 썼고, 친구들과 함께 『인물 톡톡』, 『우정은 세상 을 돌며 춤춘다』, 『감히 알려고 하라』를 내놓았다.

강은미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아이들에게 책을 좀 더 재미있게 읽어 주고 싶은 마음에 동화 구연, 논술 등의 강좌를 들으며 독서 교육을 공부했다. 교육 문제는 결국 사회 문제임을 깨닫고 사회과학으로 공부 영역을 넓혔고, 사회 문제를 마주하면서 ‘관점 갖기’가 절실해질 때쯤 다시 철학을 공부했다. 현 재 대안연구공동체에서 공부하고 있으며 함께 공부하는 주부들과 『공부하는 엄마들』을 출간했다.

강은슬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대학 강사 일을 하다가 우연히 들어선 어린이・청소년책 세계에서 읽고 서평을 쓰고 가끔 번역 한다. 동네 공공도서관에서 주부 독서 클럽도 함께한다. 러시아 여행 중 『의사 지바고』를 쓴 파스테르나크의 깔끔하고 소박한 서재를 보고 책방 정리를 다짐하고 있다.

권용철

33년간의 직장 생활을 2015년 1월을 끝으로 정년퇴직하고 이제 자유의 몸이 되었다. 내친김에 서울이라는 도시 생활도 마감하고 시골로 거소를 옮겼다. 매일 아침 물안개 자욱한 산야의 모습을 감상하고 엥겔지수 높은 생활을 하면서 마침내 기대하던 삶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인생 테마를 ‘책, 술, 길’로 정할 만큼 책 읽고 술 마시고 길 떠나는 일을 좋아한다. 『대한민국에서 봉급쟁이로 산다는 것』과 지인들과 함께 쓴 『50헌장』을 출간했다.

김준산

교대를 나왔고, 5년 동안 철학대학원을 다녔다. 지금도 도서관에서 무생의 문자들과 씨름하거나, 아이들과 몸으로 부대끼며, 지금의 이상(理想)을 강화하고 있다. 가족주의 없는 가족을 구성하겠다는 희망으로, 공부와 교육에 거의 모든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홍천 매산초등학교에 다닌다. 처녀작은 『교사 가르고 치다』이다.

김지나

대학 졸업 후 책과의 인연이 좀처럼 끊어지지 않고 현재까지 이어진, 그래서 지금 하는 일이 천직이라고 생각하는 복 받은 사람이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출판사에서 기획과 편집을 오래 했으며, 현재 청소년 인문교양 매거진 〈유레카〉의 대표 일꾼으로 일하고 있다. 열정과 호기심으로 세상 의 변화를 읽는 걸 즐기고, 내가 알고 이해한 것을 소화되기 쉽게 요리해 청소년에게 읽히는 일이 재미있다.

김혜은

남들 사는 대로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 믿었지만 우연히 시작한 공부를 통해 나만의 방식으로 사는 것이 행복한 것임을 깨달았다. 직장 생활과 사업을 하는 13년 동안 행복한 순간은 손에 꼽을 만큼 적었지만 읽고, 쓰고, 생각하는 현재의 삶은 늘 충만하고 새롭다. ‘공부하는 엄마’의 삶을 아이들도 자랑스러워해서 이제는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되었다.

모윤이

생각한 것을 行하라! 근사한 실행력으로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혼자서 쓰던 글쓰기를 확장하여 자기소개서를 첨삭해 주는 실력을 키웠다. 여성교육문화 센터에서 교육을 기획하다가 글쓰기를 통해 새로운 역량을 개발한 계기로, 중장년취업지원기관에서 커리어컨설턴트로 활동하게 되었다. 인생을 응원하는 컨설턴트, 인생을 멋있게 기록하는 작가가 꿈이다.

박미경

사주에 역마살과 文(글월 문) 자가 있다나? 대학 졸업 후 잡지사 기자로 입사한 이래 기자, 방송 리포터, 프리랜서, 자유기고가, 수필가로 활동하며 여성지 <미즈내일>에서 인물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환경 운동하는 작가 최성각, 화가 정상명과의 인연으로 ‘풀꽃운동’을 알게 되었고 풀꽃평화연구 소 내의 독서회 회원으로 14년째 책을 읽으며 인간과 삶에 대해 배우고 있다.

손태현

지방공무원 10년차 직장인이다. 사람은 직업을 통해 자아를 실현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니고 있었지만 항상 직장 생활이 만족스럽지만은 않았던 참에 고전 텍스트를 만났고, 이후 이를테면 인생의 전기를 맞고 있는 중이다. 정치나 윤리처럼 고리타분해 보이지만 기실 사람을 더욱 값지게 해 주는 분야에 관심이 많다.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민주주의’이고 결코 철회할 마음이 없다.

심혜경

성균관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도서관 사서로 근무하고 있으며, 대학원에서는 상담교육학을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 『서툰 서른 살』, 『청소년은 왜 그렇게 행동할까?』, 『남자 없는 여름』, 『세이브 미』, 『시간의 주름』, 『오르간 뮤직』, 『글쓰기를 말하다』, 『그해 여름』 등이 있다.

 
엄상섭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그리스도의 교회에서 30년간 전도자로 활동했다. 대학원에서 한국사상사를 공부하고, 박사 과정에서 한국철학을 전공했다. 지금은 한문을 가르치면서 한국전통문화를 연구하고 있다.

오신명

학창 시절에는 공부를 하며 글을 쓰고 싶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영어강사로 출발하여 지금은 아파트 입주민들의 행복을 위해 주택관리사로 일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꿈을 심어 주고자 했고 주민들에게는 삶의 희망을 보여 주고자 한다. 나의 공부는 그들을 위해 또 나를 위해 여기 있는 것이다. 이제 누군가에게 좋은 글로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

오주홍

어려서는 학과 공부보다 책 읽기를 좋아했던 문학 소년이었고, 카뮈를 흠모해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했다. 신문사에 적을 둔 적도 있었지만, 고시 공부라는 외도를 거쳐 광고 회사에 20여 년 다녔다. 늘 배우기를 좋아해서 배우고 읽고 쓰기를 일삼는 사람. 문리(文理)가 나기 전에는 절대로 남을 가르치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 그래서 꼭 문리가 나고 싶은 사람이다.

이난규

평범한 중년의 가정주부다. 오랜 투병 생활을 딛고 가슴 한구석에 숨겨 두었던 꿈을 찾아서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국문학을 공부하고 있다. 독서지도사 자격을 취득하여 초등학생의 독서지도를 하였고, 학교동아리와 작은 도서관에서 독서토론모임을 하며 시와 수필 등의 글쓰기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이동환

과학책에 빠져 지내다가 직업이 바뀌었다. 인생 전반전은 그저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러나 후반전은 북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매주 방송에 출연해 책을 소개하고, 신문・잡지에 기고한다. 과학책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2013년에는 『친절한 과학책』을 출간했고, 이 책은 2014년 세종도서에 선정되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일이 즐겁다.

이수민

떠돌이 선생으로 10년 넘게 아이들과 ‘책 읽기’를 하고 있다. 4년 전에 공부 공동체 ‘문탁’을 만나면서 동양고전 공부를 시작했다.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공부를 통해 삶을 바꾸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문탁의 마을학교에서 ‘마을교사’를 하며, 새로운 배움과 가르침을 꿈꾼다.

임승수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반도체 소자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런데 이 모든 공부가 필요 없게 되었다. 세상이 올바르게 바뀌지 않으면 공학도로서도 행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삶의 진로를 확 바꿔 버렸기 때문이다.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차베스, 미국과 맞짱뜨다』, 『청춘에게 딴짓을 권한다』 등의 책을 썼다.

제갈인철

문학이 인생을 구원한다고 믿는 문학 신봉자다. 2007년부터 소설을 노래로 표현하는 작업을 했는데, 지금까지 150여 곡을 창작했고 500회 이상의 공연을 통해 사람과 문학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직장 생활과 공연 활동을 함께하기에 스스로를 개짱이(개미+베짱이)라 부르며, 노동과 예술이 공존하는 인생을 실천해 가고 있다.

조용수

지겹게도 공부를 멀리했던 운동선수 시절과 사춘기 시절의 업보로 어른이 되어서는 평생 학생들과 함께 공부해야 하는 사회과 교사가 되었다. 예전 공부할 때의 어려웠던 경험을 바탕으로 공부를 늦게 시작해 보려는 학생들에 초점을 두고 스토리텔링식 수업과 토론, 논술 수업을 하고 싶어 계속 공부하고 있으며, 교내 책 동아리와 지역사회 독서아카데미 등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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