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은 쌀값이 올라야 정상사회" 어이없는 北 주장정작 북한, 한달 월급으로 쌀 1kg도 살 수 없어…국민 42%가 영양실조
  • ▲ 지난 2011년 북한 황해남도 해주의 한 병원에 영양실조로 입원한 어린이들. ⓒ VOA
    ▲ 지난 2011년 북한 황해남도 해주의 한 병원에 영양실조로 입원한 어린이들. ⓒ VOA
    북한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이하 '우민끼')'가 14일 우리나라 언론 보도를 인용, 대한민국 농민의 어려운(?) 생활 처지를 강조하면서 "쌀값이 올라야 남한은 정상사회"라고 주장했다. 우민끼는 "해마다 수확기가 오면 쌀값이 폭락해 남한 농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면서 "쌀값을 들여다보면 남한 사회가 얼마나 농민들을 푸대접했는지 알 수 있다"고 비꼬았다.

    우민끼는 "남한의 현재 쌀값이 1kg에 2600원 수준으로 밥으로 환산하면 한 공기에 260원꼴"이라면서 "국민부담으로 보면 1년에 1인당 16만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우민끼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쌀 정책이 실패하면서 1kg에 1750원으로 폭락하기도 했다"는 인터넷 매체 보도를 인용하면서 "농민들이 주장하는 1kg당 3000원은 남한 사회가 정상으로 가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우민끼는 또한 "농민들의 생활을 챙겨야 할 농식품부 장관의 자세가 우려스럽다"면서 '국회에서 올해 결정해야 하는 쌀 목표 가격에 대해 농식품부 장관은 쌀값 인상의 부작용을 앞세워 정상화의 길목을 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민끼는 농식품부장관의 인식이 아직도 박근혜 정부의 농업정책에 멈춰있다"면서 "밥 한 공기 300원은 이제 국민의 주장이 되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 ▲ 맥 없이 누워있는 북한 고아원의 아이들. 1990년대 부터 시작된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 연합뉴스
    ▲ 맥 없이 누워있는 북한 고아원의 아이들. 1990년대 부터 시작된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 연합뉴스
    하지만 북한이 과연 대한민국의 쌀값과 농민의 생활상을 불쌍히 여길 처지인지는 의문이다.

    북한 내 시장에선 쌀 1kg이 북한 화폐로 5000원 정도에 거래되는데 북한 주민의 월급은 최저 2700원에서 최대 6000원 선에 불과하다. 북한의 최저 임금으로는 쌀 1kg도 살 수 없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공깃밥으로 계산하면 북한 주민의 한 달 월급은 밥 4공기에서 최대 11공기 값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미국 워싱턴의 '세계식량정책연구소(IFPRI)'가 세계식량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18 세계 굶주림지수(2018 Global Hunger Index)'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북한 주민들의 굶주림 상태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이 보고서는 "북한 주민 10명 중 약 4명이 건강을 유지할 수준의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난해 전 세계 119개국 중 27번째로 식량부족 문제가 심각했던 북한이 올해 식량 상황은 11번째로 심각한 것으로 조사돼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 밝히고 있다.

    나아가 "북한 전체 인구의 43.4%가 영양실조 상태로, 지난해 40.8%, 1990년의 21%, 2010년의 32%보다 상황이 크게 악화됐으며, 5세 미만 유아의 저체중 비율도 지난해 4%보다 더 나빠져서 8.1%대로, 5세 미만 발육 부진도 39.8%로 27.9%였던 지난해보다 1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실정인데도 북한은 대한민국의 쌀 문제를 거론하며 농민들의 삶을 걱정하는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노동신문과 각종 대남매체를 통해 남한 사회의 어두운 면들을 일일이 간섭하고 지적해온 북한이 이제는 우리나라의 쌀값 문제까지 왈가왈부하는 세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