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애초 격에 맞지 않는 평양 방북 해놓고 '갑질'은 왜?"…오늘 北최고인민회의 대표와 면담 재개
  • ▲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개헌 70주년 국회의원들 단체사진 촬영에 참석한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대표, 민주당 이해찬 대표, 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의원이 아닌 한국당의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대표는 참석하지 못했다. ⓒ뉴시스 DB
    ▲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개헌 70주년 국회의원들 단체사진 촬영에 참석한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대표, 민주당 이해찬 대표, 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의원이 아닌 한국당의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대표는 참석하지 못했다. ⓒ뉴시스 DB

    청와대가 19일 "오전 10시 우리 측 여야 3당 정당 대표와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표가 면담한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우리 측 정당 대표는 오늘 오전 10시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김용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면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면담은 원래 전날인 18일 오후 3시 30분께 예정됐던 일정이다. 하지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우리 측 대표단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면담 자리에 나타나지 않아 무산됐다.

    북측 인사들은 약속된 시간이 30분을 넘었는데도 우리측 대표단이 자리에 나타나지 않자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자리를 떠났다. 우리 측 대표단은 "일정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그 시간에 정당 대표들끼리 간담회를 했다"며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이날 우리 측 당대표들의 불참 배경을 묻는 질문에 "정당 대표 일정은 저희(청와대)가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하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자 정치권에선 여러 추측을 바탕으로 설왕설래가 오갔다.

    대표단과 북한측 참석자 간의 격이 맞지 않아 우리 측이 일방적으로 면담을 무산시켰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한국 국회 기능을 하는 최고인민회의 의장은 최태복(국회의장격)이지만, 18일 알려진 북측 면담 참석자는 그보다 아랫급인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이 거론됐기 때문이다. 

    이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9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최고인민회의와의 회담을 부의장이 주관한다고 참석하지 않았다"며 "최고인민회의 부위원장이 주관한다고 일방적으로 면담을 무산시키는 건 무슨 경우냐"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애초에 대통령 수행하는 게 격에 맞지 않은 것임에도 자발적으로 수행하지 않았느냐"며 "격에 맞지 않는 평양방북은 왜 했나. 격과 격을 따지려면 이 대표나 제대로 따져주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같은 날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우리 측 여야 대표가) 유일한 약속이 있던 걸 몰랐을 수 없고, 일종의 자신들을 무시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며 "갑질 의식이다. 국내에서도 우리 야당한테 하던 갑질 의식이 북한에게도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북한에서 그랬다면 숙청된다"며 "안동춘 상임위 부의장이 당 정치국 후보위원이기 때문에 북한에서 서열이 낮은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무선에서 의전에 미스가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며 "우리 국회 당의 대표 세 분이 갔는데, 상대가 이쪽과 격이 맞지 않는 사람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건 그분들이 와서 이야기를 들어봐야 안다"며 "어쨌든 실무진이 누구이든 잘못에 대해선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