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납북자→ 실종자로 하자" 황당 법안… 송갑석은?

임종석 비서실장 이은 전대협 4기 의장 "김일성 존경" 공언… 문재인 후보 비서실 출신 국회의원

이상무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8.17 17:08:47
▲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 ⓒ뉴시스

"김일성을 존경한다. 김일성이 TV 화면에 비칠 때면 건강하고 정정한 모습에 흐뭇함을 느낀다. 북한은 정의와 자주권이 보장되어 있는 한반도의 유일한 정통 정부이며 북한에 의한 통일만이 진정한 조국통일이다"

지난 1991년 안기부의 '자주민주통일그룹 사건' 수사 과정에서 송갑석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이 한 말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서구갑)인 그는 지난 13일 6·25 때 북한에 끌려간 민간인의 법적 명칭을 '납북(拉北)자'가 아닌 '실종(失踪)자'로 바꿔야 한다는 법안을 발의해 납북자 가족 및 단체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 이어 전대협 4기 의장

1966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송 의원은 광주 광덕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남대 무역학과(86학번)에 입학했다. 전남대 총학생회 회장에 오른 그는 1990년, 전대협에 3기 의장인 현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 뒤를 이어 4기 의장에 취임했다. 이후 5개월 만에 '자민통(자주민주통일그룹)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5년 2개월간 옥살이를 했다. 연방제 통일을 위해 반미, 주한미군 철수, 한미훈련 폐지, 연방제 등을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안기부는 자민통을 '주사파가 전국 학생운동을 장악하기 위해 전대협에 침투시킨 지하조직'으로 파악하고 관련자들을 검거했다. 자민통은 1989년부터 1992년까지 NL(민족해방) 계열 학생운동을 사실상 주도한 그룹이다. 당시 자민통 사건을 수사했던 안기부 발표에 따르면 송갑석 의장은 자민통의 지시에 따라 반(反) 민주자유당 총궐기 투쟁과 노동자 대회 투쟁 방침 계획서를 만들어 각 지구 대학생 대표자 협의회에 보냈으며, 전국적으로 모두 900여 차례에 걸쳐 대규모 불법 폭력시위를 주도한 전력이 있다.

NL 학생운동 주도한 '자민통 사건' 연루

출소 후 전대협 동우회장으로 활동한 송갑석 의원은 2011년 5·18 광주 정신을 알리기 위해 사단법인 광주학교를 세워 현재까지 계속 교장을 맡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열린우리당 중앙위원, 노무현재단 지역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했고 지난 대선에선 문재인 대통령 후보 비서실 부실장을 지낸 바 있어 계파로는 친문으로 분류된다.

2000년부터 국회의원에 도전했지만 3번 낙선을 겪은 그는, 올해 송기석 전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원직 상실로 치러진 6·13 재선거 (광주 서구갑) 당선을 통해 '3전 4기' 만에 여의도에 입성하게 됐다.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상임위 활동을 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 후보 비서실 부실장 출신

송갑석 의원은 지난 13일 '6·25 전쟁 납북 피해 진상규명 및 납북 피해자 명예회복에 관한 법'과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 체결 이후 납북 피해자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에 명시된 납북자를 '전시실종자' 또는 '전후실종자'로 바꾸자는 내용이다. 송 의원은 "납북자라는 표현은 북한 측에서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단어로 남북 관계에서의 충돌을 완화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6·25전쟁 납북인사 가족협의회는 지난 14일 송 의원을 사자(死者) 명예훼손, 명예훼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협의회는 기자회견에서 "도대체 어느 나라 국회의원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협의회 이미일 이사장은 송 의원을 향해 "관련 법안을 당장 철회하고 10만 전시 납북자와 유가족에게 사죄하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한반도 평화시대 남북7법'을 대표발의하면서 대북 전단 살포 시, '통일부 장관에게 미리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가 남북한의 화해를 저해하고 남북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대북 전단 시민단체 등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정부가 통제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도대체 어느 나라 국회의원이냐?

송 의원은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의 북한 여종업원 탈북에 '기획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 정부가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송 의원은 "이 사건은 과거 국정원이 총선을 앞두고 벌인 기획탈북이라는 사실이 유엔 조사를 통해 공식 확인되고 있다. 비록 전 정부의 일이지만 (현 정부가) 사실을 규명하려는 철저한 노력 없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정만 해서는 안 된다"며 "새로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서라도 정보기관이 자행한 적폐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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