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북 적대정책 버리지 않아"…'불가역적' 아닌‘가역적 비핵화’ 주장
  • ▲ 리용호 北외무상과 알리 라리자니 이란 국회의장.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리용호 北외무상과 알리 라리자니 이란 국회의장.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뒤 이란을 찾은 리용호 北외무상이 현지에서 “우리는 핵무기 관련 지식을 보존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란 메르통신이 지난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원하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나 ‘최종적으로 완전하며 검증 가능한 비핵화(FFDV)’와는 거리가 멀다. 사실상 ‘가역적 비핵화’다.

    프랑스 AFP통신은 이란 메르통신 보도를 인용해 “북한은 미국과 비핵화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을 방문 중인 리용호 北외무상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노하우는 계속 보존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이 적대정책 버리지 않는다" 

    AFP통신에 따르면, 리용호 北외무상은 알리 라리자니 이란 국회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우리를 향한 적대 정책을 버리지 않을 것이므로 우리는 핵무기 관련 지식을 보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북한)의 주요 목표는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인데 미국 측과의 협상은 매우 까다롭다”면서 “미국인들도 자기네가 한 약속을 지킬 필요가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러자 알리 라리자니 이란 국회의장은 “미국인들은 협상을 할 때는 매우 밝은 미래를 약속하며 아름다운 말들을 늘어놓지만 행동으로는 그들 스스로 한 말을 지키지 않는다”고 맞장구를 쳤다. 

    "한반도 비핵화 합의해 놓고 딴소리"

    AFP통신은 리용호 北외무상의 발언을 전하면서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발언이 나왔다”면서 “지난 6월 美北정상회담 당시 김정은은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이 오랫동안 요구했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요구에 모호한 답변만 했다”고 지적했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10일 오후까지 리용호 北외무상의 발언을 전하지 않고 있다. 다만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리용호 北외무상이 이란을 방문 중이라는 단신만 보도했다. 그러나 리용호 발언은 AFP통신, 로이터통신 등 주요 매체를 통해 세계로 퍼지고 있어, 美정부의 공식 반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