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강제노동 하든지 1500위안 내든지 강요…일사병 환자 속출”
  • ▲ 8일 기상청에 공개한 북한 중기예보. 말복이 지나도 30℃를 넘는 더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기상청 홈페이지 캡쳐.
    ▲ 8일 기상청에 공개한 북한 중기예보. 말복이 지나도 30℃를 넘는 더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기상청 홈페이지 캡쳐.
    입추가 지났음에도 밤 기온이 30℃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가시지 않고 있다. 북한은 이 같은 무더위에도 주민들을 농사에 동원해 일사병으로 쓰러지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폭염과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가 커지자 노동당 중앙당에서 전 인민이 떨쳐나서 농촌을 지원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노동당 중앙당은 주민들에게 “당과 정부기관, 공장, 기업소, 학생, 군인 등은 모든 업무와 훈련을 중단하고 폭염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막는데 총동원해 농장에 가서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만약 불가피한 사정으로 농촌 지원을 못하는 주민들에게는 하루 150위안(한화 약 2만 5,000원)씩 10일 치를 당국에 바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 또한 같은 이야기를 전했다. 이에 더해 농촌 지원을 가라는 노동당 중앙의 명령이 내려오자 공장, 기업소, 인민반 당 간부들이 주민들에게 “농촌 지원을 면제 시켜주겠다”면서 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당 간부들은 권력을 내세워 농촌 지원에서 빠지고, 잘 사는 사람은 돈을 주고 면제되니 이 폭염 속에 실제로 농촌 지원에 가는 사람은 모두 서민들 뿐”이라며 당국을 비난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돈이 없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농촌 지원에 가는데 폭염 속에서 일하다 보니 일사병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면서 “하루 장사로 먹고 사는 서민들이 생계에 위협받고 있는데도 당국은 아랑곳 않고 이들을 농촌 지원으로 내몰고 있다”며 당국을 거듭 비난했다고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8일 현재 북한 기온은 비가 내리면서 28℃ 안팎을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폭염이 가실 것이라는 8월 16일 전까지 예보에는 함경북도, 평안북도, 자강도, 양강도 등 내륙 지역뿐만 아니라 강원도 등 해안 지역도 32℃를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