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권력 가졌지만 혁신" 주장도… 재계 "김정은이 이건희-구본무보다 낫다는 말이냐"
  • ▲ 유시민 작가가 지난해 5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 문화제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 유시민 작가가 지난해 5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 문화제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노무현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 작가가 "국내 대기업 2·3세 경영자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보다 못하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유 작가는 1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제주 신라호텔에서 연 제주포럼에서 '한반도 평화시대 한국사회, 무엇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유 작가는 이날 북한 독재자 김정은을 국내 대기업 2·3세 경영자와 비교하며 김을 '혁신'으로 치켜세웠다. 그는 "큰 기업의  2·3세 경영자 중 김정은만 한 사람이 있냐고 묻고 싶다"며 "할아버지, 아버지보다 더 혁신하려는 경영자가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다.

    유 작가는 "김정은 위원장은 20대 후반 아버지를 잘못 만나 권력자가 됐고 지금도 어린 나이"라며 "향후 30~40년간 누릴 수 있는 절대 권력을 물려받았지만 김정은은 권력 다르게 쓰려고 한다. 이런 게 혁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유 작가는 김 위원장이 전향적 태도를 보이는 배경으로 어린 시절 유럽에서 교육받은 경험을 들며, "핵을 끌어안은 채 가난하고 비참하게 사는 길과 핵을 버리고 좀 더 행복하게 사는 길 사이에서 고민해서 후자를 택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 2·3세 경영자 중 김정은만 한 사람이 있냐"

    이날 현장에서 강연을 들던 국내 기업인들은 김 위원장과의 비교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유 작가 말대로라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오너 2세)과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 같은 우리 경제 발전을 이끌어온 세계적인 경영자들이 독재자만도 못하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현재 팽배한 기업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각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한탄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유 작가는 기업인들이 남북 교류에 앞장설 것을 주문했다. 또 남북이 상당 기간 서로에 대해 학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개방하면 북측 경제개발구역에 우리 자본이 들어가야 한다"며 "기업인들이 당장 노동당 간부 등도 만나게 될 것이고, 산업 쪽에서 넓고 깊은 남북 간 소통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북한에 체제변화가 생기는 만큼 북환의 내수용 생산품이나 중소기업 중심으로 진출해서는 전망이 없다"며 "세계를 무대로 뛸 수 있는 잠재적 기업이 전략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