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대통령 축전을 무시해? 그게 적폐" 주장에 "그런 주장이 적폐" 맞대응
  • "감히 대통령 축전을 무시해? 그런 게 적폐…."
    "감사의 뜻 전한 게 언젠데 웬 적폐…." 

    문재인 대통령의 축전에 대한 방탄소년단(BTS)의 답변 시기와 방법을 놓고, 온라인에서 황당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이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에 대해 제대로 답변을 하지 않은 방탄소년단의 태도는 '적폐'에 해당한다"고 공격하자, 또다른 팬들은 "확인도 않고 비난부터 해대는 게 진짜 적폐"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방탄 소년단의 '빌보드 200 차트 1위'와 관련한 대통령의 축전에 방탄소년단이 답글을 올렸다"는 내용의 최근 중앙일보 기사(방탄소년단, 문 대통령 축전에 답글…"와 눈으로 보니 믿겨지네요")에, "방탄소년단 멤버들에게 서운했었다"는 묘한 뉘앙스의 댓글이 올라왔다.

    'slwj****'라는 네티즌은 지난달 31일 새벽 2시경 "문 대통령이 축전을 보낸 직후엔 답장이 없어 방탄소년단에게 서운했지만, 늦게나마 답장을 올려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에 'redp****'라는 네티즌은 "BTS팬인데요. 축전에 대꾸없다고 떼거지로 몰려와 3일 동안 난동부리시더니 마지못해 글 올리니 이렇게들 칭찬해주시네요. 우리 BTS, 정치랑 안엮였음 좋겠다"는 댓글을 달았다. 'psk5****'라는 네티즌은 나아가 "당일 브이앱에서는 RM이, 그리고 팬카페에서도 감사를 표했는데, 굳이 보여주는 답장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참말 이해가 안된다"며 'slwj****'라는 네티즌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무엇보다 과도한 정치 프레임으로, 한국 아이돌 그룹의 역사적인 성과까지 싸잡아 폄하하는 태도에 강한 비판이 이어졌다. '46aj****'라는 네티즌은 "축전 당일 소속사 관계자와 RM이 브이앱 방송에서 (축전을)언급하고 90도 인사하고, 팬카페에 감사함을 표했다"며 "깔끔하게 눈에 보이게 답장했는 데에도, 자한당이니 좌빨이니 정치프레임·인성논란 부풀리는 악플러들 싹다 고소장 받길"이라는 격앙된 댓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 마디로 '대통령이 축전을 보낸 직후에 방탄소년단이 답장을 보내지 않았었다'는 한 네티즌의 지적에, 다수 네티즌이 '브이앱과 팬카페에서 이미 감사 인사를 표했다'며 강한 반발을 보이는 양상이었다. 대체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차트 정상을 차지한 날, 온라인상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文 대통령 축전에 RM "깜짝 놀랐다" 심경 전해
    우리나라 시각으로 지난달 28일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이 한국 그룹 최초로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다(BTS 'Love Yourself: Tear' Becomes First K-Pop Album to Hit No. 1 on Billboard 200 Chart)』는 기사를 통해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LOVE YOURSELF 轉 'Tear'가 ‘빌보드 200’ 차트 1위에 올랐음을 긴급 타전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날 오후 8시 30분경 트위터에 올린 축전에서 "세계의 젊은이들이 방탄소년단의 노래와 춤, 꿈과 열정에 위안을 받고 용기를 얻었고, 방탄소년단에 의해 한국 대중음악이 세계무대를 향해 한 단계 더 도약했다"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방탄소년단의 꿈과 팬클럽 아미를 응원한다"고 직접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진, 슈가, 제이홉, RM, 지민, 뷔, 정국 등 멤버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일곱 소년의 이름을 기억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대통령의 축전에 방탄소년단도 곧장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은 같은날 오후 10시경 네이버 브이(V) 라이브를 진행하며 "너무나 많은 성원을 보내주셔서 영광스럽게도 수상할 수 있었다"고 팬클럽 '아미'에게 모든 공을 돌린 뒤 "문재인 대통령님께서도 축전을 보내주셔서 깜짝 놀랐다. 이외에도 가족이나 친구들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았다"며 아낌없이 지지와 성원을 보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은 방탄소년단이 '눈에 보이는' 온라인 카페나 SNS 등을 통해 감사 의사를 표하지 않았다며 "방탄소년단의 처신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한 네티즌은 미처 RM의 감사 영상을 보지 못한 듯, 문재인 대통령의 열성 팬들이 많이 활동하는 '소울드레서'란 온라인카페에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대통령님이 친히 축전을 보내주셨는데 답은 없는 거냐"며 "아미들한테 감사하는 것도 좋지만 나라를 위해 힘 쓰는 우리 대통령님에게 감사 인사 한 번 드리는 건 어떨까요"라는 글을 올렸다.

    한경닷컴 기사(방탄소년단도 '적폐'라는 문팬… "대통령 축전을 무시?")에 따르면 한 쌍화차코코아 카페 회원은 "일개 아이돌 주제에 벌써부터 대통령을 무시하는데 방관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고, 심지어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을 '친일·적폐 가수'로 몰아붙이는 게시글까지 게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방탄소년단은 친일파급이다. 나는 우리 '달님'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리고 눈물이 도는데 이런 분을 모욕하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이들 네티즌은 방탄소년단이 지난달 30일 트위터로 문 대통령에게 재차 감사의 답장을 보냈음에도 불구, "내용이 성의가 없다"며 방탄소년단을 비난하는 게시글과 댓글을 연달아 올렸다.

    본지 확인 결과, '대통령 축전' 문제를 걸고 넘어지면서 방탄소년단을 비난하는 네티즌은 '소울드레서'나 '쌍화차코코아' 내에서도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들의 댓글 일부가 기사화되면서 방탄소년단의 팬들과 일부 네티즌이 설전을 벌이는 등 논란이 재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실제로 이같은 '기현상'을 보도한 한경닷컴 기사에는 2,777개의 댓글이 달려 해당 논란에 대한 네티즌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이와 관련, 친문 커뮤니티 '82쿡닷컴'에서 활동하는 한 네티즌은 4일 "긔긔 거리는 것만 봐도 문팬이 아닌 특정 집단인 게 뻔하다"며 "현재 방탄소년단을 겨냥해 비난 글을 올리는 이들은 제대로 된 지지자들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달았다.

    다음은 여타 '친문' 커뮤니티에 올라온 네티즌들의 관련 댓글 모음.
    "우리 진짜 문파들은 저런 유치한 짓 안 한다. 고작 10대 애들 상대로? 나경원 비서관처럼 중학생하고 싸우고 중학생한테 욕하고?ㅎㅎ 우린 문프를 신으로 추앙하는 게 아니거든? 박사모도 저런 추잡한 짓은 안 할 것 같은데 손꾸락이 제보했나?"

    "문팬이래? 문팬이란 증거부터 까시죠."

    "문재인 지지자들 아닙니다. 유사 지지자는 모르겠네요."

    "나, 문재인 지지자. 방탄 너무 이쁩니다. 문재인 지지카페 다니지만, 저런 글 하나도 못봤습니다."

    "방탄과 문프함께 엮어 까려고 비루한 짓거리들 하는 무리들과 뻔한 정체성 보이는 천박한 누구빠들아.아무리 짖어대도 니들만 비루해질뿐이란다."
    "서로를 이용해 둘다 까는 행태. 끔찍하다 진짜. 전 방탄 잘 모르는데 방탄이 중소기획사라 국내에서 피해 많이 본다고 그러던데. 문프팬도 까고 방탄도 까고."

    [사진 출처 = 빅히트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