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김정은 지시로 군사훈련 뒤에 농사 짓느라 못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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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 소식통은 “상반기 군사 훈련을 겨우 마친 군인들은 휴식도 못 하고 콩 농사 짓는데 총동원 됐다”면서 “북한군은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상급부대에서 지도원이 대대, 중대, 소대에까지 파견돼 콩 농사 준비에서부터 파종, 수확까지 세부 지도·감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은 ‘콩 농사’를 잘 하는 것이 전쟁 준비라고 우기며 각 병사들마다 하루 150g의 콩을 얻을 수 있도록 군의 사업에서 ‘콩 농사’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모든 역량을 동원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각 군 부대들은 콩 수확량에 따라 각 부대 지휘관, 정치 지도원, 후방 책임자(군수 책임자)들에 대한 평가를 진행한다”며 “인민무력부 산하 모든 부대의 콩 수확량을 순위로 매겨 농사를 잘 지은 부대에게는 표창과 상품을, 못 지은 부대에게는 처벌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에 주둔 중인 북한군 12군단 부대들의 사례를 전했다. 이 부대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콩 농사를 짓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으나 농사를 지을 만한 땅을 확보하는 게 어려워 지역 당, 정부기관의 도움을 받아 땅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콩 농사에 동원된 군인들은 훈련의 피로가 가시기도 전에 고된 농사일에 투입되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군인들은 겉으로는 군의 식량 사정을 개선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각 부대 지휘관의 실적 올리기와 노동당 간부들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한 지시라며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농업 전문매체 등에 따르면, 콩 농사는 처음 파종을 할 때는 비가 와야 하고 수확할 때는 가물어야 잘 된다고 한다. 물론 황폐화되지 않은, 정상적인 토양을 전제로 했을 때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고난의 행군’ 이후 무차별 벌목과 마구잡이식 계단 농사 때문에 전체 산림의 30% 이상이 파괴된 상태다. 이로 인해 흙이 수분을 제대로 잡아 놓지 못하게 돼 농사를 지을 땅 대부분도 황폐화 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