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 월급 지원 의혹 검찰 수사 착수… 한국당 "은수미, 사실상 '조폭 스폰' 후보"
  • ▲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가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로부터 금품을 지원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진실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야당 후보가 은 후보를 고발함에 따라 의혹의 실체적 진실이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지 주목된다.

    은 후보 운전기사 일을 했던 최모씨는 최근 지난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성남의 한 기업 대표 이모씨로부터 매달 월급 200만원과 차량 유지비 등을 지원받았다가 대표의 구속으로 지원이 끊겼다고 언론에 제보했다. 이에 대해 은 후보 측은 "운전기사가 자원봉사로 일한 것"이라며 "의혹 제기는 정치적 음해"라고 주장해 왔다.

    검찰은 은 후보의 해당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장영하 바른미래당 성남시장 후보가 전날 은 후보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검찰은 1일 이 사건을 성남지청 형사1부에 배당했다.

    ◆ 정치권 공방으로 번진 은수미-조폭기업 연루설

    논란이 커지자 자유한국당은 2일 성남시장 후보로 경선 없이 단수 추천한 민주당과 은 후보를 향해 공세를 벌였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은 후보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해 중앙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일을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김기식도 선관위, 드루킹도 선관위, 이제는 은수미마저도 선관위에 물어보는 민주당은 지방선거로 바쁜 선관위 그만 괴롭히고 곧바로 검찰에 문의하라"며 "민주당은 선관위가 없었다면 정치활동은 어떻게 했을지 궁금할 지경이다. 드루킹도 은수미도 진실이 궁금하다면 지금이라도 선관위가 아니라 특검과 검찰에 찾아가 보길 권해 드린다"고 말했다. 

    안상수 정책위부의장은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 조폭기업 연루설을 제기한 한국당 함진규 정책위의장이 이 후보 측에 의해 고발당한 것을 비판했다. 그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했던 2015년 당시 문제의 기업인 코마트레이드와 복지시설 환경개선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이준석 대표에서 성남 100만 시민을 대표하여 감사드린다고 공개적인 인사를 남긴 것은 팩트다"라며 "뿐만 아니라 문제의 코마트레이드가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범죄수익으로 이재명 후보가 은행장을 맡고 있던 주빌리은행에 기부한 것도 팩트"라고 지적했다.

    한국당 허성우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은 후보를 비서관으로 임명했던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의 청와대는 도대체 어떤 시스템과 기준으로 인사 검증을 한 것인가"라며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조국 민정수석은 은수미 후보자의 국회의원 시절 후원회장이자 자칭 '30년 넘게 알아온 친구'이다. 또한 두 사람은 운동권인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 출신의 동지이기도 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중에선 사실상 조폭이 불법 도박을 하며 벌이들인 돈으로 스폰을 받아 선거를 준비한 은수미 후보를 '조폭 스폰' 후보라고 부르기도 한다"며 "사람답게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더니, 조폭이 밀어주면 성남시장도 경기지사도 다 되는 거칠 것이 없는 세상이 되었다"고 한탄했다.

    한편 민주당은 당 공식 논평이나 회의 발언을 통해 은 후보에 대한 비호에 직접 나서지 않고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 직후 추미애 대표 주재로 별도 회의를 열고 은 후보 문제를 포함한 공천 상황 전반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민주당 경기도당은 조만간 최고위원회의에서 은 후보에 대한 공천 재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 모르쇠 일관 은수미 후보, 지원 관계 정말 몰랐나?

    코마트레이드에서 임원이었다는 또 다른 제보자 배모씨는 지난달 30일 <프라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본인, 조폭 출신 이씨, 은 후보 세 사람이 함께 식당에서 모임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씨가 은 후보에게 '차량 기사 지원'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한 언론사는 "녹취에는 자원봉사와는 거리가 먼 제의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내용도 포함돼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보도가 나오자 은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자작 녹취록'으로 사실을 호도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그는 "녹취 시기가 열흘 전인 2018년 4월 19일이다"라면서 "사건을 만들어 놓은 사람들이 열흘 전에 자기편끼리 전화한 것을 녹음하고 그것을 풀이해서 녹취록이라며 내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19대 국회의원과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지낸 은 후보는 최근 성남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본격 선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조폭 기업 운전기사 월급 제공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은 후보는 사전 인지 여부를 떠나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게 된다. 운전기사가 일했던 당시는 은 후보가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성남 중원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강연 등을 하며 지내던 시기다.

    최씨는 급여가 지급되지 않아 생계가 곤란하게 되어서 그만두었고, 또 급여를 받지 못한 것도 억울한데 은 후보의 운전기사로 일했다는 이유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벌금을 맞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지원 관계를 밝히게 됐다고 말했다.

    의혹은 연일 증폭되고 있다. 은 후보 전 운전기사 최씨는 현직 성남시청 임기제 공무원인 것으로 2일 밝혀졌다. 성남시 관계자는 이날 "최씨는 지난해 9월 2년 일하는 조건으로 지방 선택제 임기제 공무원(9급 상당)으로 채용됐고, 지난달 30일 사표를 냈는데 아직 수리되지 않아 현직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씨는 그동안 시청 대중교통과 버스행정팀 소속 임기제 공무원으로 일해왔는데, 언론에 은 후보와 관련한 의혹 주장을 하고 나서 나흘 뒤 시청에 사직서를 낸 셈이다. 그가 은 후보의 운전기사를 그만둔 뒤 4개월 만에 이재명 후보가 시장으로 재직했던 성남시청의 공무원으로 취업한 사실은 청탁 의혹까지도 추가로 수면 위로 떠오르게 했다.

  • ▲ ⓒ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 페이스북 캡쳐.
    ▲ ⓒ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 페이스북 캡쳐.

    ◆ 이재명 전 시장과 연루 의혹 '코마트레이드'는 어떤 기업?

    이씨의 기업 코마트레이드는 중국 전자 업체 '샤오미'의 국내 총판이었다. 2015년에는 코마트레이드가 성남시에 수천만 원 상당의 물품 지원을 하는 '복지시설 환경개선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때 이재명 성남시장은 자신의 SNS에 "이oo 대표님. 성남 100만 시민을 대표하여 감사드립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코마트레이드는 2016년 1월에는 이재명 후보가 구단주인 '성남 FC'의 공식 후원사로, 같은 해 5월에는 이재명 후보가 은행장을 맡고 있었던 '주빌리은행' 축구 행사의 후원사가 되어 지속적인 금전적 지원을 했다. 이때 이재명 후보는 페이스북에 직접 단체명과 대표의 이름을 거론하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씨는 2016년 11월 성남시로부터 '중소기업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성남시는 지역 기업의 성장률과 기술개발 노력, 경영 성실도 등을 평가해 우수 중소기업인을 선정하고, 이들 기업에는 3년 동안 지방세 세무조사 면제 등의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이씨가 이같이 성남시에 상당한 금액의 지원을 해준 직후, 3년간 세무조사를 면제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그 전후 관계에 의심이 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울러 주빌리은행 전 상임이사였던 민주당 제윤경 의원도 연루 의혹에 휩싸였다.

    한국당 함진규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른바 '조폭 기업'이라는 코마트레이드가 비단 은수미 후보뿐만 아니라 이재명, 제윤경 등 성남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의원들과 광범위한 커넥션을 형성하고 있었던 것이 보이는 만큼, 이들의 관계에 대해서 명확히 진실을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와 관련 이 전 시장 측은 이날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100% 허위사실 유포이자 가짜뉴스 조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씨는 성남 소재 폭력 조직 '국제마피아파'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중국 칭다오 등에 사무실을 두고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가 적발되자 1년여 동안 도피 중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 12월부터 구속된 상태다. 이씨의 도피 기간에 직원들의 월급이 체불되며 은 후보 운전기사로 일했던 최씨의 월급도 끊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