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조선중앙통신 27일 새벽 보도 전까지 북한 주민들 남북정상회담 사실 몰라”
  • ▲ 나란히 선 김정은과 문재인 대통령. ⓒ한국사진공동기자단.
    ▲ 나란히 선 김정은과 문재인 대통령. ⓒ한국사진공동기자단.
    北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7일 “김정은이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4월 27일 새벽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北‘조선중앙통신’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분단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진행된다며 “김정은은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9시 30분) 군사분계선을 넘어 문재인 대통령과 상봉하고 역사적인 회담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北‘조선중앙통신’의 이날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김정은 정권은 북한 주민들에게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6일 “북한 주민들은 남북정상회담 전날까지도 회담 개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신의주 소식통은 “북한 주민 대부분은 남북정상회담이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며 “설령 아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현재 ‘비사회주의 그루빠(비사회주의 단속조직)의 검열이 한창이어서 말조심하느라고 입도 못 떼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중국을 다녀온 사람이나 남한 TV 또는 라디오를 몰래 듣는 사람들은 분명히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알고 있을 텐데 입을 꼭 다물고 있다”며 “이를 발설했다가 자칫 보위성에 적발되면 엄한 처벌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해서”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남북정상회담이 끝나고 성과가 나오면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을 통해 관련 소식을 주민들에게 알릴 것으로 보인다”며 “그 이후에나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中단둥의 대북 소식통은 북한 노동당 간부들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북한 간부들은 당국이 ‘핵’을 빼고 농업과 경공업 발전에 매진하라고 다그치자 매우 당혹해 하고 있다”면서 “북한 간부들은 핵무장 구호가 빠지고 민생 경제와 관련이 있는 분야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하자 김정은이 진짜로 핵 포기를 생각하는 것으로 믿는 것 같다”고 전했다고 한다.
  • ▲ 방명록을 적기 위해 김여정에게 펜을 받는 김정은과 이를 지켜보는 문재인 대통령. ⓒ한국공동사진기자단.
    ▲ 방명록을 적기 위해 김여정에게 펜을 받는 김정은과 이를 지켜보는 문재인 대통령.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한편 탈북자 가족이나 외부 세계를 통해 소식을 접한 북한 주민들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한국에 사는 가족과 전화 통화에서 남북 정상이 회담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이번 남북 정상 간의 만남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앞으로 통일이 앞당겨질 테니 통일되는 날까지 건강해서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도 한국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다”면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잘 되면 한국과의 관계가 훨씬 나아지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번 남북정상회담 때문인지는 몰라도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中-北관계도 좋아지고 남북 관계도 풀려가는 분위기에서 왜 이렇게 심하게 단속하느냐’며 의아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의 주민 통제 강화는 다른 소식통의 입에서도 나왔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요즘 특별한 이유도 없이 주민들에 대한 단속과 통제를 강화하고 있어 배경이 궁금했는데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회담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 이유를 짐작하게 됐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휴대전화로 외부 세계와 통화하거나 개인적인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 소규모 무역상 등에 대해 엄격하게 단속과 감시를 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당국이 침묵해서 대부분의 주민들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잘 모른다”면서 “탈북자를 가족으로 둔 사람이나 무역일꾼들은 이번 회담이 잘 되면 가족들과 만날 수 있고 경제발전으로 주민들 생활이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