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원하면 전쟁 대비하라”는 볼튼…文정부, 어떻게 접근할까?

美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써 상견례”…정의용 실장, 존 볼튼에게 무슨 말 전할까?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4.12 12:18:31
▲ 지난 9일(현지시간) 첫 출근에서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과 악수하는 존 볼튼 美백악관 NSC 보좌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에서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만난다는 사실을 美백악관이 공식 확인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2일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계자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정의용 한국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을 방문해 존 볼튼 NSC 보좌관과 만난다고 밝혔다”면서 “두 사람은 이번에 국가안보보좌관으로는 첫 만남을 갖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볼튼 NSC 보좌관이 지난 9일(현지시간)부터 업무를 수행 중”이라며 “앞서 한국 언론들은 정의용 실장이 남북-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안보 사령탑 사이에 ‘핫라인’을 구축하려는 목적으로 방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방미 일정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청와대 측은 심지어 “정 실장이 언제 귀국하는지도 모른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한국 언론들의 보도처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존 볼튼 NSC 보좌관과 만나 양국 간 ‘핫라인’ 구축을 위해 방미했다면, 그가 처음 넘어야 할 부분은 볼튼 NSC 보좌관의 ‘생각’이다.

볼튼 NSC 보좌관이 공식 업무를 시작한 지난 9일(현지시간) 이후 세계 주요 언론들은 그의 발언이나 일정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그는 ‘정중동’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볼튼 NSC 보좌관의 향후 활동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중국이다. 中공산당은 그가 최근 언론에 나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긴장하고 있다. 그의 말대로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검토하거나 폐기할 경우 전 세계가 따를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1일 “존 볼튼은 미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중국과의 전쟁도 불사할 것이라는 전직 美정부 관계자들의 주장이 나왔다”며 볼튼 NSC 보좌관이 북한과 중국, 대만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상세히 설명했다.
▲ 존 볼튼 신임 美백악관 NSC 보좌관은 비핵화를 이유로 북한에 대가를 지불하는 것에도,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는 것에도 매우 부정적이다. ⓒSBS 관련보도 화면캡쳐.
홍콩 SCMP는 “볼튼 NSC 보좌관은 ‘당신이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하라’는 고대 로마의 전쟁철학을 자주 인용한다”면서 “그는 美백악관에서 경쟁자들의 자리에 매파 성향 인사들을 앉힐 것이며, 국익 달성을 위해 군사력 사용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홍콩 SCMP는 볼튼 NSC 보좌관이 그동안 “중국과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하나의 중국 정책도 재검토해야 한다”거나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선제적 군사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일을 언급한 뒤 미국의 대외정책이 앞으로 매우 호전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전직 美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전했다.

홍콩 SCMP뿐만 아니라 中선전매체를 비롯해 세계의 진보 성향 매체들은 볼튼 NSC 보좌관의 백악관 입성을 우려하며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언론도 마찬가지다.

볼튼 NSC 보좌관을 둘러싼 논란을 한반도로 국한시킬 경우 그와 가장 먼저 부딪힐 사람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다. 볼튼 NSC 보좌관은 김정은 정권을 절대 믿지 않는 반면 정의용 실장을 중심으로 한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은 그와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정의용 실장이 12일(현지시간) 볼튼 NSC 보좌관과 만나 의례적인 인사와 함께 원칙에 대한 대화만 나눈다면 갈등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정의용 실장이 문재인 정부 실세들이 김정은 정권에 대해 가진 생각을 털어놓는다면, ‘상견례’가 곧 ‘작별인사’가 되는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럴 경우 남북정상회담과 美-北정상회담은 한국에게 기회가 아니라 위기를 가져다 주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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