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삼지연관현악단 공연 관람…김영남에 "난관 이겨나가자"

김여정 역시 김정숙 여사에게 "늘 건강하세요, 문 대통령과 꼭 평양을 찾아오세요"라고 덕담,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한국에 머무는 마지막 날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45분부터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 시작 전 북한 대표단과 청와대 수석들은 2층 객석 뒤쪽에 있는 손님방에서 먼저 만났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 만남의 불씨를 키워서 횃불이 될 수 있도록 남북이 협력하자"고 했고, 북한 김영남은 "대통령과 함께 의견을 교환하고 자주 상봉할 수 있는 계기와 기회를 마련했으니, 다시 만날 희망을 안고 돌아간다"고 했다.

김영남은 공연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바쁘고 전반적인 대사를 보살펴야 하는데도 귀중한 시간을 내주셔서 기쁘고 인상적"이라 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강릉공연도 감동적이었지만 서울공연은 관객도 많고 시설도 더 좋다"고 화답했다.

7시에 시작한 공연은 첫곡으로 '반갑습니다'가 연주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오른쪽으로 김여정과 김영남이 앉았고, 김정숙 여사왼쪽으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착석한 상태에서 공연 관람이 이뤄졌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여정, 김영남은 모두 크게 박수를 치며 공연을 관람했으며, 특히 김영남의 경우 앉아서 세 차례 정도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연주된 노래에는 '다함께 차차차', '최진사댁 셋째딸' 등의 노래가 연주됐고 마지막 노래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나왔다. 이때에는 화면에 '우리민족끼리'라고 적힌 화면이 등장했다.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대표단이 방한한 3일 동안 김여정과 4차례, 김영남과 5차례 만나는 일정을 모두 마쳤다. '김일성 가면 응원 논란' 등 여러 논란에도 불구, 북한 대표단이 가는 길까지 환대한 셈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 과정에서 비핵화 논의 등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에도 북한 대표단을 청와대로 불러 접견, 오찬했으나 북핵 및 비핵화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공연 관람에 앞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반얀트리 호텔에서 1시간 30여 분 가량 비공식 환송 만찬을 했다. 이날 만찬은 대한민국 측이 먼저 제안해 이뤄졌다. 주 메뉴로 비빔밥과 갈비찜 등이 제공됐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 소통 수석은 "임종석 비서실장이 오늘은 정말 편하게 밥먹는 자리라고 분위기를 잡았고, 김여정 특사께 건배사를 요청했다"며 "김여정은 '하나되는 그날을 앞당겨 평양에서 반가운 분들 다시 만나길 바란다'는 건배사를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