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들 “北에서 보위부원 배급 중단, 처음 있는 일”
  • ▲ 2017년 12월부터 북한 보위부 요원들에 대한 식량 배급이 끊겼다고 한다. 사진은 보위부 요원을 양성하는 보위대학 학생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7년 12월부터 북한 보위부 요원들에 대한 식량 배급이 끊겼다고 한다. 사진은 보위부 요원을 양성하는 보위대학 학생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도 끊기지 않았던 北보위성 요원에 대한 식량 배급이 두 달째 중단된 상태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21일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에서 가장 확실하게 배급을 보장받았던 국가보위성에 식량 배급이 끊어진지 두 달째로 알려졌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멈추지 않았던 보위성에 대한 식량 배급이 끊어진 배경을 두고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2017년 12월부터 지방에 있는 보위부 요원들에 대한 식량 배급이 중단됐다”면서 “이번 식량 배급 중단이 일시적인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위부 요원들에 대한 식량 배급 중단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겪을 때도 사법기관에 대한 배급은 한 번도 끊기지 않았다”면서 “사법기관에 대한 배급을 중단하면 체제 안보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만은 배급을 유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국가보위의 최전방을 지킨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보위부 요원들의 식량은 당국에서 책임지고 보장해 왔다”면서 “하지만 지난 12월 도내 보위부에 대한 식량 배급이 갑자기 끊긴 이후 아직까지 감감 무소식이어서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의 다른 소식통은 “청진시 라남구역 보위부 요원들이 두 달째 식량배급을 못 받고 있다고 한다”면서 “다른 구역에서도 보위부 요원에 대한 식량배급이 끊겼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주민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술렁거리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작년에는 군량미 부족분을 군대가 자체적으로 해결하라고 지시하더니 올해에는 보위부 배급도 자체적으로 해결하라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보위부 요원 가족들은 ‘뭘 먹고 일하라는 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보위부 요원에 대한 식량배급 중단이 전국적인 현상인지 함경북도만의 일인지는 아직 확인을 못했지만 보위부 요원에 대한 식량배급마저 중단될 정도로 나라 형편이 심각한 것 아니냐며 주민들은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또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보위부 요원들에게 식량배급이 안 될 경우 먹고 살기 위해 주민들을 더욱 괴롭히고 불법행위에 적극 가담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북한에서 보위부, 즉 국가보위성은 김씨 일가의 독재 체제를 보호하는 기관으로 영장 없이 누구든지 체포·구금·심문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고, 인민보안성(한국의 경찰에 해당)까지 통제할 수 있을 만큼 권한이 막강하다. 국가보위성은 또한 탈북자 재입북 포섭 등을 비롯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대남공작을 벌이는 권력기관이자 첩보기관이다.

    이런 권력기관이 식량배급을 받지 못한다는 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드디어 상당한 효과를 올리고 있다는 의미이자 김정은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적극적인 참가 의사를 밝히는 이유까지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